美 제재에도 꺾이지 않는 中반도체 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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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차기 스마트폰인 ‘메이트70’이 출시된 지난 26일 중국 선전시 룽강구 화웨이 본사 옆 플래그십스토어에 많은 고객들이 메이트70을 보기 위해 몰려 있다. [사진 = 선전 송광섭 특파원] |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의 새 야심작인 ‘메이트70’ 시리즈가 발표되던 지난 26일 오후 3시(현지시간). 중국 선전 롱강구에 위치한 화웨이 본사 옆 플래그십스토어는 신제품을 보기 위한 고객들로 붐볐다.
스토어 내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선 위청둥 화웨이 스마트카솔루션 사업부문 최고경영자(CEO)의 신제품 발표회가 실시간으로 중계됐고 많은 고객들은 그 앞에 자리를 잡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다.
스마트폰·스마트워치 등 제품이 진열된 공간에는 메이트70을 누구보다 빨리 ‘실물 영접’하기 위한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맨 앞에 선 고객은 “한시라도 빨리 보기 위해 1시간여 전부터 줄을 섰다”며 메이트70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메이트70 사전예약 건수는 이날까지 330만건 이상 접수됐다.
메이트70은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다.
자체 개발한 6㎚(
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인 ‘기린 9100’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이는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중신궈지(SMIC)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화웨이의 기술 진보와 자립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이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은 2014년부터 정부 주도 아래 반도체 강국 달성을 목표로 반도체 굴기 정책을 추진해왔다.
2018년부터 이어진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 지난해 화웨이가 스마트폰 ‘메이트60’을 선보여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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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중국 선전시 룽강구 화웨이 본사 옆 플래그십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위청둥 화웨이 최고경영자(CEO)의 ‘메이트70’ 발표회를 스크린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선전 송광섭 특파원] |
화웨이의 성공 요인으로는 ‘인재 경영’이 가장 먼저 꼽힌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은 2021년 한 회의에서 “지난 2년간 외국에서 공부한 중국인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며 “이제는 외국인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2023년에는 “우수 인재라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우리 스스로의 인재풀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화웨이의 R&D 인력은 현재 11만4000여명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광둥성 둥관시에 위치한 ‘옥스혼(Oxhorn) 캠퍼스’는 화웨이 연구·개발(R&D)의 상징이다.
유럽의 고풍스러운 도시를 연상케하는 이곳에는 2만8000여명의 R&D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 27일 옥스혼 캠퍼스에서 만난 화웨이 관계자는 “외국의 우수한 인력들이 점차 늘고 있는 데다, 외국 기업인들의 방문도 많아지고 있다”며 유럽을 테마로 캠퍼스를 조성한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화웨이는 R&D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R&D 투자액은 1647억위안(약 31조6273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23.4%를 차지하는 규모이며, 글로벌 주요 기업과 비교해 상당한 수준이다.
반도체 굴기는 화웨이 뿐 아니라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도 실현하고 있다.
대중 견제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앞다퉈 ‘몸집 불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상반기 반도체 장비 구입액은 247억3000만달러(약 34조5000억원)로 한국과 대만, 북미, 일본을 모두 합친 규모(236억8000만달러)보다 많았다.
연간으로 보면 2022년 280억달러에서 2023년 366억달러로 30.7%나 급증했다.
현지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가 언제 더 강해질지 모르다 보니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서둘러 미국산 장비를 사들이는 분위기”라며 “올해 구입한 장비들이 내년에 대거 설치될 가능성이 많다”고 전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중국의 시스템반도체 국산화율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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