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잔은 먹어야하는데”…커피 원두값 상승에 업계 ‘눈치싸움’

이상기후에 따른 원두값 상승
국내 커피업계서도 예의주시
특히 저가커피 업계선 ‘눈치싸움’

지난 8월 29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24 서울 카페&베이커리페어 시즌2’의 한 부스에서 판매용 원두를 포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이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에선 가격 인상안에 대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특히 원두값 인상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저가 커피 업계에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8일 커피 원두 가격 인상 소식에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업계 분위기를 읽으며 커피값 인상에 대한 눈치싸움에 들어간 모양새다.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당장 커피값을 올리기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시장에서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은 파운드 당 3.20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197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약 70% 올랐다.


커피 원두 가격 상승은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 등에서 가뭄이 극심한 탓에 커피 수확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품종 역시 영국 런던 시장에서 t당 5200달러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역시 올해 들어 상승률은 80%를 넘는다.


카를로스 메라 라보은행 분석가는 브라질의 내년 공급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산림 규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와 무역 분쟁에 대비한 사전 물량 증가 등에 가격이 영향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메뉴 가격 인상에 대한 고심이 크다.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커피 값을 올리자니 소비자들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 [사진 = 연합뉴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8월 카페 아메리카노 그란데(473㎖), 벤티(591㎖) 사이즈 가격과 원두 상품군(홀빈·VIA) 가격을 한 차례 인상했다.

다만 가장 많이 판매되는 아메리카노 톨(355㎖) 사이즈 가격은 유지하기로 했다.

당시 스타벅스 관계자는 “대내외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 왔으니, 각종 직간접 비용 상승이 누적됨에 따라 가격 조정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이번 원두 가격 상승과 관련한 커피 값 인상 계획에 대해 “현재로서는 계획된 바 없다”고 답했다.


저가 커피 업체들도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박리다매로 매출을 내는 저가 커피의 경우 원두 값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저가 커피 업체 관계자는 “당장 가격 조정은 없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계속해서 원두 값이 오른다면 가격 인상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면서도 “다른 업체들의 동태를 계속해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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