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안보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 측은 이 같은 외교적인 만남이 무력 충돌의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지난주 미·북 정상회담 재개 관측과 관련해 선을 그었고, 회담이 이뤄졌던 2018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양측이 공감대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측은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시절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지 수년이 지난 시점에 관계 복원을 위해 직접적인 접근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26일(현지시간)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당시 김 위원장을 3차례 만났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 뒤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회담을 했다.

같은 해 6월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에서 회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인물의 정상 외교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초기 목표는 기본적인 관계를 재구축하는 것이다.

추가적인 정책 목표나 정확한 시간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줄곧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김 위원장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22일 백악관 수석 국가안보 부보좌관에 알렉스 웡을 지명한 것이 북한과의 접촉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웡의 지명 성명에서 "대북 특별 부대표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 소식통은 정책 논의가 유동적이고, 트럼프 당선인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전제했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당선인과 김 위원장 간 만남이 중동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더 시급한 외교정책으로 인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 시절 김 위원장과 만난 2018~2019년과 현재는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기술을 당시보다 고도화하면서 한층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됐고, 러시아 파병으로 러시아와의 밀월 관계를 강화하는 등 행동 또한 대담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인 상황 또한 당시와 다른 부분이다.


만약 제안이 이뤄진다고 해도 김 위원장이 응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실망감을 느낀 김 위원장이 대화에 나설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평양에서 열린 무장장비전시회 개막 연설에서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 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있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대북) 정책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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