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석 단국대 교수 최근 논문서 밝혀
2023년 비트코인 급등기 차익 실현 뒤
강남 고가 부동산에 재투자 현상 관찰
“가상자산 자금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 가능성
상이한 자산 간 연계성 고려해 정책수단 마련해야”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부동산 시장 연관성을 그린 삽화 <출처=Chat GPT>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 급등이 강남 아파트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영향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 9만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이런 시장 변화가 향후 국내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투자 차익이 국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며 향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당국자들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유정석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최근 발간한 ‘부동산, 가상자산 및 주식시장 간의 가격 변동성 전이효과 분석’ 논문에서 국내 부동산 시장과 가상자산 시장, 국내 주식시장 간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가상자산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 교수는 2014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10년간 KB부동산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비트코인 수익률, 코스피, 코스닥 지수 등을 활용해 각 자산시장 간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부동산 시장과 가상자산 시장, 주식시장 간에는 지속적인 영향이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19 당시 주식 급등기와 2023년 비트코인 가격 급등기처럼 특정 자산이 급격히 오를 때는 부동산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유 교수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2023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할 당시 가상자산과 주식시장이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에서 얻은 수익을 부동산으로 재투자하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유정석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한편 논문에서는 전국 아파트와 강남 아파트의 특성 차이도 드러났다.

강남구 11개동 아파트의 경우 전국 아파트와 비교해 비트코인과 코스닥 시장 가격 변동에 더 크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강남 아파트값은 외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을 보인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거나 코스닥 시장이 크게 변동할 때,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응해 강남 아파트값도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보인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논문에서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은 특히 강남 11개동 아파트값과 주식시장에 극단적 수익률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투자로 큰 돈을 번 20·30대가 강남의 고가 부동산을 사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며 “이런 일부 거래 1~2건이 부동산 시장의 심리에 크게 영향을 미쳐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향후 부동산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정책당국에 시사점이 크다.

지난 9월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강남3구와 용산 지역은 규제 지역으로 묶여 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3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 가격 안정이 쉽지 않은 이유는 각기 다른 자산 시장의 연계성이 점점 더 강화되며 차익 실현을 통한 자금 이동(머니 무브)이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상이한 자산 시장 간의 연계성이 높아질수록 부동산 시장의 충격이 여타 시장으로 급속히 전이될 위험이 커진다”며 “정책당국은 자산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거시건전성 정책 수단을 마련해 시장 간 부정적 파급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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