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부자들은 돈쓰는 것도 다르네”...수십억 현금부자들이 꽂힌 한남동, 구석구석 이런 공간이

하나은행 VIP고객 대상
한남동 상권 투어 진행
부촌 배후 4개 상권 존재
“쇼핑 넘어선 문화공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카페거리’ 상권. [사진출처=하나은행]
“한남동에선 서로 다른 4개 상권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습니다.

전통부촌과 신흥부촌을 배후에 두고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서는 독특한 문화 공간이 생겨났죠.”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에서 자사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남동 상권 투어’를 진행하며 이 같이 밝혔다.

비바람이 치는 궂은 날씨에도 이날 부동산 임장에는 고액 자산가 30여명이 참여했다.

최 센터장은 임장 장소로 한남동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한 지역에 다양한 고급 상권이 클러스터 형식으로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남동 상권은 크게 4개로 나뉘었다.

▲카페거리 ▲꼼데가르송거리 ▲한남더힐 배후거리 ▲한남오거리다.


개인투자 용이한 한남동 ‘카페거리’ 가장 관심
고액 자산가들이 가장 관심 가졌던 상권은 ‘카페거리(이태원로54길)’다.

건물 규모가 크지 않아 개인 투자가 용이하고 단기 시세차익이 예상돼서다.

단독·다가구주택 형태를 유지한 채 저층공간을 ‘힙’하게 개조한 매장이 많았다.

호가는 토지 3.3㎡(평) 당 1억 5000만원 안팎이었다.

대지면적이 30평대인 건물의 시세가 50억원 가량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연예인 장동건·윤종신·변정수가 이곳에 건물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갤러리 카페 ‘목단가옥’ 전경. [이희수 기자]
최 센터장은 “신흥 부촌인 나인원한남이 2019년 준공된 후 한층 강화된 상권”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더트러플베이커리, 콜렉티보 같은 카페 위주였지만 최근 들어선 경제력 있는 MZ세대를 공략하는 쇼룸이 인기다.

패션업체 마르디 메크르디, 이피티, 이미스, 락피시웨더웨어 매장 앞엔 대기용 의자가 길게 놓여있었다.

프랑스 패션업체 르메르도 국내 1호 매장을 이곳에 냈다.

70평 규모 2층 단독주택의 형태를 그대로 살린 독특한 부티크 공간이다.


김윤희 전문위원은 “객단가 높은 우량 임차인이 있는 건물, 전면부가 넓어 칸칸이 임대를 줄 수 있는 건물을 우선순위로 봐야 한다”며 “다만 임대수익률이 3% 이하로 높진 않고 보통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매입한다”고 전했다.

다만 대부분 주택 위주라 취득하면 2주택 이상이 될 수 있단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취득세 중과가 되기 때문이다.


프랜스 패션업체 르메르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오픈한 1호 매장. 단독주택 형태를 그대로 살린 독특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이희수 기자]

쇼핑을 넘어선 복합 문화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갤러리카페 목단가옥, 어반리조트 사운즈한남 등이다.

목단가옥은 옻칠 거장 전용복 작가가 직접 쌓아올린 벽돌 건물이다.

화려한 옻칠·자개·타일 작품 전시관과 브런치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김 전문위원은 “단순 상권을 넘어서는 문화공간으로 방문객을 오래 머물게 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패션 스트리트 ‘꼼데가르송 거리’…이면부는 전통부촌 부속상권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찌 매장. [이희수 기자]
꼼데가르송 거리는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과 이태원역 사이 상권이다.

대로변은 패션 스트리트로 꼽힌다.

구찌, 꼼데가르송, COS, 띠어리, 비이커, 디젤 등 고가 브랜드가 즐비하다.

패션과 예술을 접목시키는 시도가 곳곳에서 보여 독특했다.

예를 들어 구찌 매장에선 이날 사진전시회가 열려 사람들이 줄을 빼곡히 섰다.

리움미술관 주변으로 밀집한 갤러리들과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도 볼거리였다.


이면부엔 전통 부촌의 배후 상권이 자리했다.

근방에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오너 일가가 사는 단독주택 밀집지가 있기 때문이다.

객단가가 높거나 취향을 살릴 수 있는 식당이 많았다.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으로 유명해진 안성재 셰프의 미쉐린 3스타 파인다이닝 모수가 대표적이다.

비건카페 MTL, 샴페인바 탄산바 등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한남화원’의 지하 전경. 햇빛이 지하까지 들어오는 썬큰 구조를 활용했다.

[이희수 기자]

다만 이면부는 남산 고도제한 영향으로 빌딩이 대체로 5층 이하였다.

김 전문위원은 “지하 활용성을 높여 임대수익을 극대화 하는 건물을 봐야 한다”며 자연광이 지하까지 미치는 근린생활시설 ‘한남화원’을 소개했다.

빌딩 매물의 호가는 대로변이 토지 평당 3억원 안팎, 이면부가 1억 5000만~1억 7000만원 수준이다.


장기적으론 한남오거리 주목…한남뉴타운 개발 수혜
나인원한남과 양대 부촌인 한남더힐 배후 거리(한남대로20길)도 객단가 높은 소규모 음식점 위주였다.

소수, 소설한남, 타르틴, 오스테리아오르조, 한와담 등이다.

반면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면 나오는 한남오거리(대사관로)는 나주집, 제주식당 같은 노포 위주 상권이었다.


김 전문위원은 한남오거리에 대해 “근린생활시설과 주택이 섞여 있다.

매수하면 손을 좀 많이 봐야 하는 건물 위주”라며 “경험치가 낮은 개인 투자가가 접근하기엔 난이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남오거리 지구단위계획에 나온 ‘특별계획구역’인지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계획구역으로 묶이면 개별 개발이 안 되고 통합 개발만 가능해서다.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전경. [매경DB]
다만 한남뉴타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한남3구역이 바로 뒤편에 자리한다.

작년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이주가 상당 부분 진행된 구역이다.

김 전문위원은 “장기적으로는 한남오거리 일대가 거점 상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남뉴타운에 대한 질문에 “사업 진행 속도를 살펴야 한다”며 “관리처분계획인가가 난 후엔 준공까지 조합원 지위 양도가 거의 불가능하다.

현금 청산이 될 수 있는 매물인지 봐야 한다”고 답했다.

아직 사업이 초·중반 단계인 구역으론 한남4·5구역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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