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1억’ 붙었는데, 이건 아니지…새 아파트인데 ‘마피’ 라니

8월 기준 미분양 주택 1만6461가구
전월보다 2.6% 늘어, 13개월 연속 증가세
과잉공급에 주변시세대비 비싼 분양가 지격탄

빨간불이 켜진 신호등 뒤로 아파트 공사현장에 멈춰선 타워크레인이 보인다.

[김호영 기자]

서울 신축 아파트 분양·입주권에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것과 달리, 지방에서는 마이너스피(P)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정보통계시스템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지방권 신축(5년 이하)은 88.70에 그쳤다.

전기 대비 0.08% 소폭 상승한 수치이지만, 우상향 중인 서울과 달리 증감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봤을 때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는 광주(-0.33%)·제주(-0.21%)·대전(-0.19%)·경남(-0.06%)·충북(-0.02%) 등지의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가 전기 대비 하락했다.


지방에서는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 물량도 갈수록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지난달 발표한 주택통계를 보면 에 따르면 8월 기준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2.6% 증가한 총 1만6461가구로,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는 1만6883가구였던 2020년 9월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다.


1만 가구보다 적었던 지난해 8월(9392가구)과 비교해서도 미분양 주택이 7069가구 이상 급증했다.

반면, 수도권 악성 미분양(2821가구)로 전월보다 2.7% 줄었다.

지방은 전체 악성 미분양 주택의 82.8%인 1만3640가구로, 전월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 가구가 가장 많았던 곳은 전남(2549가구)이고 경남과 경기가 1730가구로 뒤를 이었다.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마이너스피 매물도 나오고 있다.

광주 서구의 경우 광주권 최대의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인 3개 블, 39개 동 J분양사업장은 수개월째 선착순 동·호 지정 분양 중이다.

경관이 빼어난 풍암호수를 낀 최고 입지로 꼽히지만 전체 2772가구(일반분양 2364가구) 중 아직 많은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공급사 측은 분양실적이 저조하자 지난달 옛 상무소각장 뒤편에 견본주택을 새로 단장하고 전용 84㎡, 114㎡ 유니트를 이례적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광주에서는 대형평수를 중심으로 마이너스피‘ 1억원이 넘는 분양 아파트도 이미 여러 곳 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분양가보다 낮아진 ’마피 아파트‘는 10곳이 넘는다.


지난달 대구시 중구에서도 마이너스피가 9000만원에 달하는 매물이 나왔다.

서구와 중구 등에도 마이너스피가 붙는 신축 아파트들이 많아지자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한 파격 계약 조건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구 모 아파트 브랜드 단지는 청약 이후에도 미분양 상태가 지속되자 분양가보다 1억원 낮은 가격에 할인 판매하며 입주자 모셔오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미분양 문제에 대해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신축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적은 데다가 공급과잉까지 겹쳐 발생한 것으로 보고있다.

통상 지방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비싸 매력이 떨어지고 공급 측면에서도 인구나 수요대비 과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8·8대책 등 정부 주택정책이 수도권에 치우쳐 지방 부동산 침체는 방치된 현실”이라며 “극단적 양극화 해소를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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