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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27일 입주를 앞둔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 올림픽파크 포레온. <연합뉴스> |
서울 집값은 지난달 대출 규제 강화 이후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상승 열기가 잠시 주춤해졌다.
그러자 정부도 시장 상황에 자신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전국적으로 집값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이 그리 만만치 않다.
오히려 당국자들이 경각심을 놓는 순간 과거 문재인 정부시절의 실수가 반복돼 언제든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문가들은 제기한다.
현재 시장 불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근거는 전세 시장이다.
내달 말이면 단군 이래 최대 단지라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1만2000가구)이 입주를 시작한다.
그런데 대규모 입주장에도 불구하고 서울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 1만 가구 이상 대단지 입주장이 시작되면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가격 경쟁을 하며 전셋값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높은 전셋값이 유지되는 건 그만큼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셋값은 매맷값을 떠받치는 역할을 해 언제든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입주 물량 부족이다.
한동안 고금리로 인해 부동산금융(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이 불안해지며 주택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해 내후년부터는 입주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다.
공급 불안 심리가 시장에 지배적으로 작용하며 언제든 매수세가 불붙을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금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3년 2개월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금리 인하는 곧 ‘빚 내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음을 뜻한다.
주택 매수는 대부분 대출을 동반한다.
이를 감안하면 정부는 지금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게 아니라 오히려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일시적 집값 상승세 둔화에 마음을 놓고 주택 공급이라는 노젓기를 멈춘다면 언제든 금리 인하라는 급류에 휩쓸려 부동산 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김유신 부동산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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