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센츠 10월에 28.5억 거래 신고
“현금 부자들 랜드마크 단지 선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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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전경. [사진 = 연합뉴스] |
9월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잠실과 목동, 압구정 등 일부 선호 지역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신고되고 있다.
이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한데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집값이 잠시 주춤하자 ‘똘똘한 한채’를 선점하려는 여윳층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참여하고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 84㎡은 이달 28억 5000만원에 거래가 신고됐다.
이 단지는 지난 8월 27억 5000만원에 거래가 신고되며 2021년 전고점을 넘어선 바 있다.
그런데 약 2달 만에 다시 고점이 1억원 높아진 셈이다.
이 단지는 잠실 스포츠·MICE 복합개발 사업이 인근에서 진행돼 2020년 6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를 매입하는 경우 갭투자가 불가능하고, 2년간 실거주 해야 한다.
앞서 지난 6월 서울시는 잠실동을 비롯해 대치·삼성·청담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인근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부를 검토한 뒤 지정 기간을 결국 1년 연장했다.
토지거래허가 규제는 투기 수요 유입을 차단해 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토지 소유주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그런데 이처럼 토허제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계속 높아지며 제도의 실
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이 추진되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목동과 압구정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2구역 신현대 아파트 전용 108㎡가 지난 9월 50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압구정 국평 5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미 서초구 반포동은 국민평형(34평)이 지난 8월 60억원에도 거래됐지만, 선호 지역을 선점하려는 매수세가 압구정동에도 밀려들며 고점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압구정동 한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사업이 점차 속도를 내기 시작하며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목동 아파트도 대출 규제 여파가 크지 않은 분위기다.
역시 목동에서 재건축 사업이 가장 빠른 목동6단지 전용 115㎡가 지난달 26억5000만원에 신고가로 손바뀜됐다.
목동 7단지 전용 101㎡도 지난달 25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9월 들어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시장 전반적 분위기가 꺾인 것은 맞지만 현금 부자들은 영향이 덜 하다”며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금이 충분한 실수요자들이 미리 랜드마크 단지 매수에 나서며 간간히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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