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한복판서 명품브랜드 다 제꼈다”…난리난 K뷰티의 정체는

샹젤리제 ‘세포라’ 매장서
아모레 ‘립 슬리핑 마스크’
수개월째 베스트 인기품목
한정판은 3개월만에 동나

中서 쓴맛 본 한국 화장품
유럽서 새 금맥 찾기 활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세포라 매장 [파리=김효혜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유명하고 번화한 쇼핑 거리, 샹젤리제. 개선문을 향해 쭉 뻗은 도로 양쪽에는 명품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람들이 붐비는 매장 중 하나는 유럽 대표 화장품 편집샵인 ‘세포라’다.

우리나라 올리브영처럼 다양한 화장품이 모여 있는 이 매장에는 파리에서 가장 큰 세포라 매장 중 하나로, 하루 수만 명의 고객들이 화장품 쇼핑을 위해 들리는 곳이다.


지난 2일 기자가 찾은 세포라 매장도 전 세계에서 모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입구로 들어가자 통로 양옆 벽에 붙은 디올 등 명품 뷰티 브랜드 광고 이미지가 눈을 사로잡고, 백화점 1층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향긋한 화장품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는 코너를 눈에 띄었다.

살펴보니 ‘핫 온 소셜 미디어(HOT ON SOCIAL MEDIA)’라고 쓰인 진열대다.

한 바퀴를 돌아보다 낯익은 제품 하나를 발견했다.


정중앙에 놓여 있는 진한 분홍색의 동그란 용기. 바로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였다.

이 코너에 놓은 화장품 중 유일한 K뷰티 제품이었다.


가까이 있던 세포라 직원 에바(26)씨에게 이 코너에 관해 묻자 “SNS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들을 모아놓은 코너”라고 했다.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냐는 질문에는 “립 슬리핑 마스크는 몇 달 넘게 저 코너를 지키고 있는 인기 아이템” 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는 밤에 자기 전 입술에 바르고 자면 입술 각질을 부드럽게 녹여주고 매끈 탱탱한 입술로 가꿔주는 립 전용 제품이다.

지난 2015년 출시됐지만 작년부터 해외 뷰티 틱톡커들이 너도나도 K뷰티 추천템으로 꼽으면서 입소문을 탔다.


이에 최근에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도 인기가 급증하며 세계적으로 2초에 한 개씩 판매되는 브랜드 글로벌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덕분에 세포라 유럽 매장에서 라네즈는 K뷰티 대표 립 케어 브랜드로 부상했다.

작년에는 라네즈가 세포라 유럽 스킨케어 브랜드(립 케어 포함) 랭킹 5위에 올랐고, 올해 상반기에는 같은 부문 3위에 올랐다.

현재 립 슬리핑 마스크 제품은 프랑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등 유럽 내 1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매출도 꾸준한 성장세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유럽을 중심으로 한 EMEA(Europe, the Middle East and Africa) 지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182% 성장(코스알엑스 매출 포함)하는 성과를 올렸다.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 이미지 [아모레퍼시픽]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기존에 집중했던 중화권에서 북미·유럽으로의 매출 전환을 꾀하는 중이다.

이에 먼저 반응이 오기 시작한 라네즈를 통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려 마케팅을 강화하고 다양한 신제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립 슬리핑 마스크 외에도 △립 글로이 밤, △워터뱅크, △바운시 앤 펌 슬리핑 마스크 등을 세포라를 중심으로 유럽 지역에서 선보이는 중이며, 특히 올해 초에 한정판으로 출시한 ‘립 슬리핑 마스크-핑크 레모네이드’는 출시 3개월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아모레 퍼시픽 관계자는 “휴대용 립케어 제품인 ‘립 글로이 밤’도 9월 업그레이드 출시했다”면서 “다가오는 유럽 세포라 홀리데이 시즌에 맞춰 다양한 립 세트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세포라 매장 내에서 발견한 K뷰티 브랜드 ‘닥터자르트’ 매대. 라네즈와 닥터자르트 외에는 K뷰티 브랜드를 찾기 어려웠다.

[파리=김효혜 기자]

다만 기자가 더 많은 세포라 매장을 돌아봤지만 라네즈 외엔 국내 스킨케어 브랜드인 ‘닥터자르트’ 매대 하나만 발견했을 뿐, 다른 K뷰티 브랜드 제품을 눈에 띄지 않았다.


최근 일본 등 해외 다양한 국가에서 K뷰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곤 하지만, 아직 세계 최대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의 본고장 프랑스에선 그것을 실감하기 어려웠던 것.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2천만달러(약 6조7천억 원)로 반기 기준 가장 많은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국가별 수출액을 살펴보면 프랑스 수출액은 3215만 달러(약 433억원)로, 중국(12억1485만 달러)과 일본(4억7817만 달러)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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