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판매 브랜드를 찾아 제주도와 호주를 오가느라 올해 지구 반 바퀴(약 2만㎞)를 움직인 홈쇼핑 상품기획자(MD)가 있다.
해외 업체 선정부터 계약까지 모두를 주도했다.
지난달 호주 퀸즐랜드 브리즈번으로 출장을 떠나 크레스트넛 본사와 독점 판매 협의에 이르는 데 성공했다.
호주산 마카다미아의 출시를 앞두고 설렘을 감출 수 없다는 박기현
현대홈쇼핑 일반식품팀 MD 얘기다.
박 MD는 지난 7월부터 도입된
현대홈쇼핑 사내 기획 업무 '해비치(해외 비즈니스 서치)'에 참가했다.
해비치는 직원이 해외 업체를 발굴하고 독점 계약까지 추진하기 위해 계획됐다.
독점 판매 브랜드는 해당 회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콘텐츠로 작용해 고객 유입 효과가 크고 이익률이 높다.
TV 시청자 수 감소로 인해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홈쇼핑 업체엔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가 아이템으로 선정한 건 호주산 마카다미아. 크기가 크고 특유의 씹는 맛과 영양소가 풍부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통할 거란 판단에서다.
인기 브랜드, 퀸즐랜드 주정부 식품·농업과와 협의한 결과 제조공장이 우수하고 대규모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크레스트넛과 계약했다.
오는 16일 출시 방송을 앞두고 있다.
또 다른 유명 마카다미아 제조사인 마르퀴스와 협력해 오일, 버터 등 신상품도 선보인다.
박 MD는 이미 올해 초 '귤림원' 제주 감귤을 소개해 성공 경험을 축적했다.
지난 4월 카라향 방송은 방송 40분 만에 초도 물량 매진에 성공했다.
그는 "귤림원은 당도, 산도 등을 판별할 수 있는 유통센터를 갖춰 품질 관리가 우수한 데다 현지 농가와 생산 계약, 선별, 배송을 원스톱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라면서 "제주 서귀포에 있는 제주감귤농협 본사로 거듭 찾아가 독점 판매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식품 분야에 특히 일가견이 있다.
현대홈쇼핑이 올해(9월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식품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상승했다.
식품 매출 호조의 일등 공신은 대표 독점 판매 브랜드인 '올바른가(家)'인데, 올바른가 기획을 주도한 게 박 MD다.
올바른가는
현대홈쇼핑이 지난해 5월 방송에서 독점으로 처음 선보인 브랜드다.
현대홈쇼핑은 올바른가를 통해 현재까지 주꾸미, 갈치, 새우, 그라브락스 연어 등 총 9개 상품을 소개했는데 출시 1년5개월 만에 매출 200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회사 식품 브랜드 중 단연 매출 1위다.
1월 블랙타이거 새우 방송은 40분 동안 1만여 건의 주문이 몰려 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애초 계획보다 방송을 20분 일찍 종료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박 MD는 "올바른가의 인기 비결은 가격 대비 높은 품질과 상품 신뢰도"라면서 "방송 전 6개월 동안 매일 전국 곳곳의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다니며 주부들이 즐겨 찾는 상품을 먹고 만져보며 관찰했고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상품만 선별해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독점 판매 브랜드 발굴에 쉬지 않고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효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