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손톱 치료하려다 손가락 절단”...무허가 의료에 몸살앓는 중국

중국 4살 소년 곰팡이 감염 치료에
전통의학 기반 무허가 연고 사용
손가락 끝 괴사해 병원서 절단

지난 9월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에서 중국 의사가 현지인들에게 전통 중의학을 소개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허가받지 않은 전통의학 기반 제품 소비에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유사 사례가 빈번해 주의가 요구된다.

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4살 아들의 손톱 곰팡이 감염을 검증받지 않은 연고로 치료하려다 손가락 절단까지 이르게 한 중국 아버지의 사연을 보도했다.

지난해 7월 린이라는 이름의 소년은 왼손 검지 손톱 감염 치료를 위해 아버지와 함께 중국 충칭시의 발 마사지 가게를 찾았다.

가게 주인은 소년에게 치료용 연고를 바르고 붕대로 묶었다.

비용은 12만원에 달했다.

방문 이틀 후 아버지는 아들의 손가락이 검게 변한 것을 발견했다.

곧장 병원으로 데려가니 의사는 조직 괴사 진단을 내렸다.

아울러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소년의 손가락 끝을 절단했다.

경찰 및 정부 조사 결과 해당 발 마사지 가게는 무허가로 운영되고 있었다.

린의 아버지는 가게에 4000만원 상당의 보상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지난 2월 그는 지역 소비자 위원회에 이번 사건을 신고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가게의 치료용 연고는 살균 효과만 존재했다.

위원회는 가게에 영업 중단 및 소년의 가족에게 보상금 30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린의 아버지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중국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들을 병원 대신 발 마사지 센터에 데려가 병을 치료하게 한 아버지는 정말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16년 한의학약전을 참고해 만든 무허가 식품을 만병통치약처럼 과장해 판매한 한의사 등이 적발된 사례가 있다.

이들이 유통한 제품은 암 등 난치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한 달분 80만~100만원에 팔려나갔다.

당시 한 피해자는 아버지의 육종암 치료를 해당 제품에 의존했다가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치고 임종을 지켜봤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