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에 처음으로 원통형 배터리를 10년간 대규모로 공급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에 위기 극복의 단비가 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일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10년간 50.5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계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 1월부터 10년간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배터리 지름이 46㎜인 배터리를 통칭하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10%,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가까이 늘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기차 리딩 업체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등 신형 전기차 모델에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며 주목도가 높아진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 착공에 들어간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해당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충북 청주에 위치한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는 테슬라에 공급하는 원통형 46파이 배터리를 이르면 12월께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크기가 작아 소형 전자기기에 주로 쓰이는 배터리로 오랜 기간 사용된 대표적인 배터리 폼팩터다.

그간 파우치형 배터리 개발·생산에 매진해온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수주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원통형 배터리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이번 대규모 계약은 어려움을 겪어온 LG에너지솔루션의 하반기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38.7% 감소했다.

4200억원대로 추정되던 기존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상 보조금 지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전기차 제조사의 판매 실적이 직전 분기 대비 개선되고 있는 만큼 남은 하반기 동안 관련 실적 개선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핵심 관계자는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공시 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폼팩터 다변화 전략뿐 아니라 플랫폼 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 출시로 돌파구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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