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3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보였다.
해상운임을 비롯한 비용이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다만 가전 구독 사업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고도화로 매출 성장 모멘텀은 유지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5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하반기 들어 물류비와 마케팅비가 급등해 수익성이 감소했다.
앞서
LG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컨테이너당 평균 해상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8% 상승하고, 광고비를 비롯한 마케팅 경쟁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의 실적 패턴은 상반기에는 우수하고 하반기엔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상고하저'다.
LG전자의 핵심인 가전 수요가 하반기 들어 줄어드는 탓이다.
다만 당초 증권가에선 영업이익으로 1조154억원을 예상한 만큼 이번 실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증가한 22조1769억원으로 3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 1~3분기 누적으로 보면 매출은 64조96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조2836억원으로 1.7% 감소했다.
LG전자는 "수요 회복 지연, 원재료비 인상, 해상운임 변동 등 어려운 대외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사 매출 규모를 꾸준히 늘려 나가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또 "사업방식과 사업모델 변화, 기업 간 거래(B2B) 사업 가속화 등 포트폴리오 고도화 차원의 노력이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며 성장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전 구독, 소비자 직접 판매(D2C), 볼륨존(소비 수요가 가장 큰 영역) 확대를 비롯한 다양한 사업방식 변화는 가전처럼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던 주력 사업 분야의 매출 성장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B2B도 성장세가 꾸준하다.
특히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사업은 성장세가 가파르다.
가전 구독사업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대만·태국·인도로 해외 서비스 지역을 늘리고 있다.
'효자 사업'으로 등극한 전장(VS) 사업은 LG마그나 이파
워트레인이 전기차 수요 둔화로 다소 영향을 받고 있지만, 100조원 수준의 수주 물량에 대한 공급을 차질 없이 지속하고 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북미, 유럽을 비롯한 선진 시장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수요 회복세에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해 원재료비 부담이 이어졌다.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이자 수익성 기여도가 높은 웹(web)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은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LG전자는 △콘텐츠 경쟁력·편의성 강화 △생태계 확대 △광고 사업 경쟁력 고도화를 추진하며 웹OS 콘텐츠·서비스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은 다양한 사업군과 제품 라인업을 기반으로 버티컬(특정 고객군)별 맞춤형 수주 활동을 강화해 나간다.
인공지능(AI) PC, 게이밍 모니터 같은 프리미엄 정보기술(IT) 라인업을 확대하고,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버추얼 프로덕션 솔루션을 비롯한 미래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로봇, 전기차 충전기 같은 유망 신사업 분야 투자도 이어간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B2B 중심의 사업구조 변화로 이익 변동성이 완화되고 웹OS, 가전 구독 등 플랫폼 기반의 신규 사업 확대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있다"며 "관계사인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실적 변동성 확대에도 이익 증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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