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에너지 시장을 주도하는 석유 대기업들이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늦추고 있다.
그 대신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중·단기 수익 확대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들이 원유 생산량뿐만 아니라 정유 설비 확장에 나서면 한국 정유 업계의 글로벌 시장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영국 에너지 회사 BP가 2030년까지 석유·가스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2020년 BP는 10년 뒤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2019년 대비 화석 연료 생산량을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지만, 지난해 2월 25%로 한 차례 하향했다.
이제는 조정을 넘어 아예 백지화에 나선 것이다.
BP의 이러한 움직임은 올해 1월 선임된 머리 오친클로스 최고경영자(CEO)의 의지로 분석된다.
그는 재무 관리 전문가로 경쟁사에 비해 저조한 BP의 실적을 개선할 임무를 갖고 있다.
기존 화석 연료 관련 투자는 불확실성이 작고 짧은 시간 내에 성과가 기대되므로 오친클로스 CEO의 목적에 부합한다.
[김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