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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있는 삼성전기 필리핀 법인을 찾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제품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차량용 전기·전자장비(전장) 해외 생산거점을 잇달아 방문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3월 중국 톈진에 있는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찾은 데 이어 이번에는 필리핀 칼람바를 방문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1년 반 만에
삼성전기의 양대 해외 핵심 생산거점을 모두 둘러봤다.
이 회장은 지난 6일 칼람바에 있는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찾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공장을 직접 살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함께 방문해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인공지능과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 선점을 당부했다.
현재
삼성전기는 전장(Mobility industry), 로봇(Robot), 인공지능·서버(AI·Server), 에너지(Energy)의 앞글자를 딴 'Mi-RAE(미래)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산업구조 전환을 꾀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전자 산업의 쌀'로 불린다.
최근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발달에 힘입어 전장 사업의 핵심 부품으로 떠올랐다.
스마트폰용 MLCC는 전화기 1대에 1000개 정도가 들어가지만, 전기차에는 1만8000~2만개가 필요하다.
전장용 MLCC는 고온과 외부 충격에도 강해야 해 가격이 정보기술(IT)용 MLCC보다 3배 이상 높다.
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여기는 이유다.
1997년에 설립한 필리핀 생산법인은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15년에는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부산, 톈진 생산법인과 함께 핵심 생산거점으로 성장했다.
삼성전기는 필리핀 생산법인에서 2000년부터 IT용 MLCC, 인덕터를 생산해오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 급성장에 따라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전장 사업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톈진 사업장을 찾은 데 이어 올 6월에는 수원 사업장을 방문해 "신사업 개발에 성공하라"고 격려했다.
2020년과 2022년에는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을 찾아 MLCC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 회장 지시에 따라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전기차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시장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도 세웠다.
앞으로 부산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R&D)과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지역으로 육성하고, 중국과 필리핀을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MLCC 시장이 지난해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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