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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사태 3대 쟁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벌이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반도체와 2차전지 소재 등 국가 기간산업 공급망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고려아연이 생산 차질을 겪고 핵심 기술이 유출되거나 인재가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7일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반도체 제조에 필수로 쓰이는 소재인 황산 생산량의 65%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고려아연이 생산한 반도체 황산 물량은 22만t으로, 국내 2위인 LS MnM(35%)의 생산량 12만t 대비 1.8배가 넘었다.
황산은 제조공정에서 웨이퍼 표면 이물질이나 불순물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반도체 제조공정 중 초기와 후반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물량은 대부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소화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영권 분쟁으로 황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국내 반도체 기업에 연쇄적으로 생산 중단을 초래할 수도 있다.
고려아연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2차전지 핵심 소재 사업도 불투명해졌다.
고려아연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해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짓고 있지만 '쩐의 전쟁'에 휘말리면서 경영 현안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안정적으로 니켈을 확보하려는
현대차그룹은
고려아연을 통해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탈(脫)중국' 구상을 세우고 있었다.
최장욱 서울대 교수는 "제련산업은 반도체·2차전지 등 핵심 산업의 기반을 이루는 기간산업으로 한번 균열이 생기면 회복하기 어렵다"며 "기업의 기술적 역량과 장인들의 현장 경험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단순히 재무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그 가치를 충분히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려아연을 둘러싸고 최 회장 측과 MBK 측 경쟁이 격화되며 관련 주가는 계속 상승 추세다.
이날
영풍정밀은 8.95% 오른 3만4700원,
고려아연은 0.52% 상승한 7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양측이 계속해서 공개매수가를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조윤희 기자 /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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