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매장은 특별하다고 해서 꼭 한 번 와보고 싶었어요."
프랑스 파리, 평일인 지난 1일 오전 9시 55분.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극장 건물 '오페라 가르니에' 건너편 석조 건물 앞에서 만난 엠마 씨(41)의 말이다.
그는 영국에서 패션 위크를 보기 위해 파리에 왔다고 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빨간색 정사각형 간판 아래에는 그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바로 '유니클로 파리 오페라 플래그십 스토어'에 오픈런을 하려는 고객이다.
현지에서도 보기 드문 풍경인지 지나가는 사람들 시선이 머물렀다.
10시 정각이 되자 귀족이 사는 대저택에 있을 법한 거대한 대문이 열렸다.
대기하고 있던 고객들과 함께 고급 호텔 로비를 방불케 하는 넓은 입구에 들어서니 무도회장으로 오르는 듯한 작은 계단이 나타났다.
정면에 보이는 것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유니클로 매대지만 그 너머로 보이는 유리 천장과 그에 투영된 파란 하늘, 고풍스러운 주변 건물의 모습은 한국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오래된 프랑스 건물 특유의 고풍스러움과 모던함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이곳은 프랑스 최초 유니클로 매장이자 최대 매장이다.
최근에는 파리 쇼핑객이 한 번쯤 들러야 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천장이 막혀 있었으나 작년 9월 재단장하면서 천장을 유리로 바꿨다.
고객은 시각적으로 탁 트인 느낌을 받는 동시에 단순한 쇼핑 장소 그 이상의 느낌을 갖게 된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층 규모인 이 매장의 압권은 뻥 뚫린 중앙 공간을 가로지르는 웅장한 계단과 3층 높이의 전면 벽이다.
맨 위에 위치한 전면 스크린에선 유니클로의 캠페인 영상이 펼쳐지고 그 아래엔 베스트 상품인 '히트텍'이 빼곡히 진열돼 장관을 이룬다.
유니클로는 고객이 각 층에서 유니클로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치해놓았다.
기자가 이곳에서 느낀 한국 매장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마네킹이 곳곳에 많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고객이 참고할 수 있도록 룩북을 재현해놓은 듯 보였다.
이날 유니클로 매장에 처음 방문했다는 남성 고객 아르노 씨(30)는 "평소 '아르켓'이라는 브랜드를 좋아하는데, 그와 비슷하게 클래식한 디자인이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파리에 거주한다고 밝힌 레일라 씨(34)는 "직업적으로 여러 명품을 접하지만 유니클로는 소재 품질이 정말 좋아 명품에 크게 뒤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모리카와 다쿠 유니클로 유럽 최고경영자(CEO)는 상반기 실적 보고회에서 "유럽은 우리가 앞으로 진출할 공간이 남아 있는 시장"이라며 보다 공격적인 확장 계획을 밝혔다.
현재 유럽 내 유니클로 매장 개수는 76개. 유니클로는 파리 오페라 플래그십 스토어와 같은 매장을 더 많이 늘려갈 예정이다.
[파리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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