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덮친 허리케인 '헐린'으로 반도체 공급망 교란이 염려됐던 노스캐롤라이나주 석영 광산 피해가 빠르게 복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헐린 여파로 침수된 노스캐롤라이나주 산악 마을인 스프루스파인이 빠르게 복구되고 있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스프루스파인 석영 광산은 전 세계 초고순도 석영 생산의 최대 90%를 책임지는 곳으로, 이 석영은 반도체 생산 핵심 소재인 고급 실리콘을 생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다.


스프루스파인에서 최대 석영 광산을 운영하는 벨기에 채굴 그룹 시벨코는 헐린이 몰려오기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광산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이번 허리케인 여파로 광범위한 침수와 단전,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4일 복구 작업이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고 언급해 장기간 채굴 중단 사태를 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벨코는 광산 내 설비들이 경미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세한 피해 현황은 계속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스프루스파인의 한 석영 처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2008년에는 글로벌 공급 중단 여파로 태양광 및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붐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스프루스파인 석영 광산 피해는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됐다.

광산 침수가 장기화하면 반도체 생산이 어려워져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처럼 스마트폰부터 가전제품, 컴퓨터, 자동차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러시아, 브라질, 인도, 중국 등에도 석영이 있기는 하지만, 스프루스파인에서 생산하는 석영의 순도와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접근성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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