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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은 극장 건물인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옆에 위치한 유니클로 플래그십 매장. 작년 리뉴얼 오픈 이후 파리 명소가 됐다. 유니클로 |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회사가 운영하는 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아시아 1등을 넘어 세계 1등으로 거듭나기 위해 유럽 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현재 전 세계에 약 36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3조엔(약 27조원)이다.
국내에서는 한때 반일 불매운동 여파로 주춤했으나 코로나 엔데믹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타 지난해에는 매출이 1조원에 육박했다.
지난달 30일 유니클로는 프랑스 파리 파비용 방돔에서 브랜드 론칭 40주년을 기념해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총 18개국에서 70여 개 매체가 참석한 이번 간담회는 'What Makes Life Better?(어떻게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닷새간의 특별전시와 함께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사진)은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옷'을 대표하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더 즐겁고 편안하며 충만하게 만들 것"이라며 글로벌 확장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몇 번 입고 마는 옷이 아니라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일상복을 제공함으로써 패션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인들까지 유니클로를 일상에 편입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다.
최근 유니클로는 유럽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브랜드 론칭 40주년 글로벌 기자간담회 장소로 2025 SS시즌 패션위크가 한창인 프랑스 파리를 택한 것도 이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실제로 아시아에 비해 유럽에서의 성과는 상당히 아쉽다.
작년 말 기준 한국과 일본, 중화권에는 매장이 2000개가 넘었는데, 유럽은 68개에 불과하다.
글로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8.25%에 그친다.
이에 유니클로는 지난 9월 영국 유명 패션 디자이너 클레어 웨이트 켈러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CD) 영입했다.
또 크리스토프 르메르와 JW 앤더슨 등 유수의 유럽 디자이너들과 활발히 협업하며 유럽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작년에는 2009년 유서 깊은 극장 건물인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옆에 문을 연 플래그십 매장도 리뉴얼해 열었다.
프랑스 최초의 유니클로 매장인 이곳은 프랑스 내 매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커 파리 쇼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
유럽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무기는 '합리적인 가격'과 '고품질'이다.
특히 유니클로는 '가장 진보한 옷'이라는 문구에 걸맞게 고기능성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일본 첨단 소재 제조업체 도레이와 긴밀히 공조가 돼 있어 가능했다.
이날 야나이 회장은 "신소재 개발부터 모든 과정에서 협력한다"면서 "우리와 같은 성공적인 파트너십은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니클로는 도레이와 1999년부터 25년간 공동으로 소재 개발에 협력해왔다.
그 덕에 탄생한 제품이 유니클로의 대표 상품인 '히트텍'과 '에어리즘'이다.
최근에는 도레이와 공동 개발한 기능성 충전재 '퍼프테크'를 출시했다.
퍼프테크 제품은 섬유 일부를 머리카락의 약 5분의 1 두께로 가늘게 만들어 공기를 머금는 섬유층을 다중화해 가볍고 포근한 착용감을 자랑한다.
가장 진보한 옷, 유니클로가 추구하는 '라이프웨어'는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파리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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