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원조 나라에 부는 ‘한국 바람’…“신라면의 숲으로 오세요”

‘매운 건 즐겁다! 신라면 월드’
젊은이 성지 하라주쿠서 오픈

개발스토리부터 레시피까지
6종의 제품 시식코너도 운영

도쿄 하라주쿠에 문을 연 농심 신라면 팝업스토어 [도쿄 이승훈 특파원]
“일본 라면과 한국 라면은 완전히 달라요. 신라면의 얼큰한 맛은 중독성이 강해서 자꾸 찾게 되네요.”
지난 5일 도쿄 하라주쿠에 문을 연 신라면 팝업스토어를 찾은 일본 젊은이들의 반응이다.


명품거리로 알려진 오모테산도와도 가까운 ‘언노운 하라주쿠’에 문을 연 팝업스토어는 신라면 팬뿐 아니라 이 곳을 지나가는 젊은이들이 한 번씩 들리는 장소가 됐다.

일본서 처음 연 팝업스토어는 14일까지 열흘간 운영된다.


도쿄 하라주쿠에 문을 연 신라면 팝업스토어 내부 모습 [도쿄 이승훈 특파원]
라면은 일본 남녀노소가 모두 즐기는 음식이다.

기본적으로는 인스턴트 라면보다는 라면 전문점을 선호한다.

할아버지부터 손주까지 3대가 함께 손을 잡고 단골 라면집을 찾는 풍경도 흔하다.


반면 신라면은 인스턴트 라면이다.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한 닛신 등이 일본 전문 라면집의 레시피 모방에 충실한 제품을 선보였다면, 신라면은 일본서 접하기 힘든 얼큰하고 매운 맛이 특징이다.

고만고만한 일본 인스턴트 라면에 답답해했던 많은 일본인에게 해방구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팝업스토어에 설치된 신라면 개발 스토리 [도쿄 이승훈 특파원]
일본 가정집 느낌의 팝업스토어를 들어서면 신라면 ‘개발스토리‘를 먼저 만나게 된다.

쫄깃한 면발을 만들기 위한 노력부터 스프의 배합까지 신라면의 비법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된다.


바로 옆 방에는 일본서 유행하는 다양한 신라면 레시피를 만날 수 있다.

사진 옆의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실제로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동영상 레시피를 볼 수 있다.


‘나만의 신라면’ 만들기 코너 [도쿄 이승훈 특파원]
방문객 취향에 맞게 신라면 레시피를 조합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15개의 신라면 건더기 중에서 4개의 조합이 가능하다.

또 건물 밖으로 나가면 스낵카도 만날 수 있다.

팝업스토어가 운영되는 열흘간 날짜와 시간에 따라 일본서 판매되는 6종류의 신라면을 맛볼 수 있다.


행사를 총괄하는 정영일 농심재팬 부장은 “아무래도 매운맛에 약한 일본인이다보니 치즈 등을 넣어 신라면의 매운 맛을 조금 약하게 만들어 먹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류 붐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늘면서 팝업스토어 방문객 중 일부는 한국서 먹었던 신라면과 일본 신라면이 다른 것 같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정 부장은 “식품에 대한 각국 규제 등으로 인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맵고 쫄깃한 면발의 신라면 기본 특징은 세계 각국이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6종류의 라면을 맛볼 수 있는 신라면 스낵카 [도쿄 이승훈 특파원]
신라면의 인기 속에 농심재팬 매출액은 최근 5년간 약 16%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라면 매출은 110억엔으로 전년 대비 25%나 성장했다.

신라면 볶음면 치즈나 신라면 김치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라인업으로 확장한 것이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농심은 ‘제2의 도약’을 하겠다는 각오다.

기존에는 신라면의 얼큰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 등 제품 특징을 강조해 왔다면 앞으로는 일본 소비자들이 신라면의 매운맛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정서적 가치를 담은 체험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각오다.


이에 따라 이번 팝업스토어 이후에도 내년 초 홋카이도서 열리는 삿포로 눈축제에 참가해 ‘신라면 윈터 에디션 패키지’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6년까지 매출을 현재의 두 배인 200억엔까지 성장시킨다는 각오다.


일본서 인기인 다양한 신라면 레시피. 사진 옆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따라할 수 있는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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