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형 배터리만 생산해온 SK온이 처음으로 각형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특히 해당 배터리는 중국 지리그룹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충남 서산 제2공장에서 각형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양산과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SK온은 그동안 부드러운 필름으로 배터리를 감싸는 파우치형 배터리 양산에 집중해왔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케이스가 단단하지 않아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 케이스로 배터리를 감싸 외부 충격에 강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되는 배터리 폼팩터다.


SK온이 파우치형 배터리에서 각형 배터리로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제품 다변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온은 각형 배터리뿐 아니라 테슬라의 주력 배터리인 4680 원통형 배터리 개발 역시 활발히 진행 중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최근 개발 속도가 나고 있는 만큼 2026년에는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온은 각형 배터리 양산에 들어가며 중국의 주요 전기차 생산 업체 중 하나인 지리그룹을 주요 공급사로 검토하고 있다.

지리그룹은 지난 6월 SK그룹과 전략적 사업 협력 협약을 맺으며 밀월 관계를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리와의 협력을 주도하며 그룹 안팎에서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진 바 있다.

지리그룹은 산하에 지리자동차를 비롯해 볼보, 폴스타, 로터스 등 10여 개 자동차 브랜드를 두고 있다.

실제 SK온은 지리그룹 산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내년 생산할 예정인 '폴스타5'에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SK온은 2021년 출범한 이후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배터리 공급 계약이 체결되면 회사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온은 재무 건전성을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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