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을 계기로 연내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 로 격상돼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과 양국 모두의 방위역량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
오는 6일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방문을 앞두고 지난달 21일 마닐라에서 만난 빅토르 안드레스 딘도 만히트 '스트랫베이스 ADRi' 소장은 거듭 기대감을 표명했다.

만히트 소장은 "역내 점증하는 공동의 위협에 맞서 자유·민주주의·평화라는 공통된 자유주의적 가치에 기반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필리핀 양국은 양자관계를 연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ADRi는 필리핀 내 최고 싱크탱크로 평가받는다.

2013년 설립돼 역사는 짧지만 필리핀의 주요 정책 입안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만히트 소장은 창립자이자 1대 소장으로 10년 넘게 재임하면서 외교안보, 경제 문제에 깊은 통찰을 제시해왔다.

예컨대, ADRi는 남중국해 이슈와 관련해 2016년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바탕으로 국제적 지지를 얻고, 중국의 불법 행동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도록 권고해 왔다.


필리핀은 인태 지역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규탄에 가장 앞장서온 나라다.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를 일관되게 지지해왔음은 물론, 제재에 동참하는 의미로 2017년에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축소하고 외교관들을 추방하기도 했다.

한국도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필리핀을 지지해왔다.


만히트 소장은 PCA 판결과 관련해 "한국은 단순한 지지 입장뿐 아니라 필리핀이 자체 방어력을 강화할 수 있게 군사 능력 향상을 도와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필리핀이 최근 한국으로부터 호세 리잘급 호위함과 FA-50PH 전투기를 도입한 사실을 거론하며 "한국이 필리핀의 방위 태세 강화에 개방적이고 헌신적인 파트너라는 뜻"이라고 추켜세웠다.


ADRi는 필리핀 정부에 미국,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의 협력을 강하게 권고해왔다.

만히트 소장은 "중국은 남중국해에서뿐만 아니라 핵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지지하는 태도로 한국에 위협을 안기고 있다"며 "이처럼 국제법 위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양국 협력 강화는 인태 지역 평화와 안보를 위한 초석"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현재 미국, 일본과의 3각 협력을 추진 중이다.

필리핀도 최근 미국, 일본과 첫 3자 정상회의를 열고 3각 협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만히트 소장은 한·미·일이 추진 중인 3각 안보 협력이 필리핀까지 포함한 4개국으로 확대될 것을 예상했다.

그는 "4국 간 협력은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예로 들었다.

인태 지역에서 필리핀의 지정학적 위치와 산업적 인프라가 한·미·일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점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히트 소장은 양국 FTA 비준안의 조속한 비준도 촉구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FTA가 하루빨리 비준돼 상호 성장과 협력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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