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미국의 선택 ◆
다음달 5일(현지시간) 치러질 미국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막판에 접어들면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초박빙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이번 선거 승리에 필수적인 경합주 표심을 잡기 위해 두 후보는 총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일 경합주인 미시간주 새기노를 찾아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민심을 공략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의 어떤 주에서도 내연기관 자동차나 트럭을 금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거짓말쟁이 해리스의 전기자동차 의무화 정책을 종료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여러분의 자동차 사업, 제조공장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더 많은 일자리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에 (내 정책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해리스 부통령도 경합주 중 한 곳인 위스콘신주에서 유세를 벌였다.
그가 특히 공화당 발생지인 리펀을 찾은 것은 중도 우파 성향의 공화당원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820년 미주리 타협에도 불구하고 노예제도를 남부 지역을 넘어 북부로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한 '캔자스 네브래스카 법'이 통과된 것에 반발하는 정치인의 모임이 1854년 리펀에서 열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세력'의 상징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함께 방문한 리펀에서 "미국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우리의 선서는 신성하며 그 선서는 존중돼야 하고 결코 깨서는 안 된다"며 "이번 선거에서 미국 국민이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누가 그 선서를 따를 것인가'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수용 거부와 1·6 의사당 폭동 선동 등을 비판한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을 지지한 체니 전 의원에 대해 "리즈 체니는 당과 자기 자신보다 국가를 우선하는 리더이자 애국자"라며 "만약 위스콘신과 전국의 국민이 법치와 민주주의적 이상, 미국 헌법을 위해 리즈가 한 일을 하고자 한다면, 나는 우리가 당의 일원이 아니라 미국인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양 후보 간 초박빙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 16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지지율 48%로 45% 지지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3%포인트 앞섰다.
전국 조사 지지율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선거인단 제도를 두고 있는 미국 선거의 특성상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CNN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226명,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대선도 경합주에서 결과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접전 양상에서 한 표라도 더 획득하기 위해 양 후보는 외연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와 대마초 등 사안 등에 대해 기존의 강경한 반대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났고, 해리스 부통령 역시 러스트벨트 유권자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친환경 정책에서 후퇴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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