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언론재단-美동서센터 간담회서
北과의 군비통제 협상론 반박
“金, 트럼프 당선땐 러브레터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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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CSIS 한국 석좌. [연합뉴스] |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
국동서센터가 주최한 교류 프로그램 간담회에서 차 석좌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북한사이에 대화가 이뤄진다면 모든 것은 비핵화라는 목표 하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 이는 북한 문제가 아니라 넓은 문맥에서 봐야 한다”며 이란, 핵확산금지조약(NPT) 등을 둘러싼 외교 기조에서 난감해질 수 있으므로 미국의 목표는 항상 비핵화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 속에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비핵화 대신 핵무기 감축 등에 초점을 맞춰 군비통제 협상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워싱턴 안팎에서 고개를 드는 와중에 나왔다.
얼마전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북한에 대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규정, 협상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언급해 파장이 일었다.
국내에서는 미국의 ‘핵우산’(확장억제) 공약에 의문이 커지면서 자체 핵무장론이 부상하기도 했다.
11월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바이든 정부 정책이 상당부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1기처럼 톱다운 방식의 북미 정상외교가 재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차 석좌는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공급망 문제 포함 경제안보 측면, 한·미·일 3자 협력관계에 있어서는 지금과 비슷한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설 경우 과거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말폭탄’을 주고받던 단계는 생략하고 바로 ‘러브레터’를 주고받으며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김 위원장은 바로 ‘아름다운 편지’를 쓸 것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좋아할 것”이라며 “이들이 다시 만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정상회담은 (다른 외교 회담과 달리) 실패해버리면 대안이 없다.
최종 단계에서 실패하다보니 이후 5년간 대화가 단절됐고, 북한은 핵을 가속화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한반도 문제는 대선에 가자전쟁, 우크라전쟁까지 겹친 미 정가에서 후순위라는 게 차석좌 포함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공통적 분석이다.
차 석좌는 북한이 ICBM 이동식발사대를 공개해도 미 언론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북한 문제는 후순위로 밀린 게 사실이라며, 그 사이 북은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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