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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이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위치한 헨리 브리검 커뮤니티 센터를 찾아 허리케인 '헐린'으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에게 구호품을 나눠 주고 있다. AP연합뉴스 |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허리케인과 항만노조 파업, 중동 확전 위기라는 세 악재에 직면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조지아주를 전격 방문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 때문에 피해를 입은 조지아주 오거스타 지역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며 연방 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대통령과 나는 (피해 지역에) 연방의 지원이 최대한 빠르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할지 주의를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피해가 집중된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전체 5등급 가운데 두 번째로 위력이 강한 4등급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하면서 최소 19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이날 허리케인이 몰고 온 기록적인 강풍과 폭우로 전봇대 등 시설이 쓰러져 400만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고, 광범위한 지역이 침수되면서 남동부 6개 주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조지아주에 방문한 것은 부통령으로서 피해 복구 상황을 살펴보는 동시에 경합주인 조지아 표심을 겨냥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본래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아 버스 투어를 할 예정이었다.
허리케인에 따른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은 대내외적으로 굵직한 정치적 도전에 처했다.
전날 미국 동남부 항만노조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47년 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했고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을 대상으로 지상전을 개전했다.
항만 노동자 4만5000명이 가입한 ILA가 대규모 파업에 돌입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많은 유권자가 인플레이션 등 경제 이슈를 주요 안건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파업이 장기화한다면 항만 운영 차질로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겨우 안정세로 접어든 물가가 도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대로 6년간 임금 77% 인상이라는 노조의 요구가 관철된다면 물류 비용이 급등해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고 경합주 쟁탈전이 치열한 가운데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서기에도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파업 이튿날인 2일 항만노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파업은 공정성에 대한 것이다.
해외 선박회사들은 기록적인 이익을 거뒀고 경영진의 보수도 늘었다"며 "미국으로 필수재를 들여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항만 노동자들이 기록적인 이익의 공정한 지분을 나눠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하에서의 높은 인플레이션율이 이번 파업을 초래했다며 공세에 나섰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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