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180발 쏴봤자”…아이언돔에 가로막힌 이란의 ‘뻔한 보복’

바이든 “이스라엘 전적 지지 
이란의 뻔뻔한 공격 예상했다”
방공망, 이번에도 능력 입증
이스라엘, 이란에 압박 강화
“핵시설 공격할 때” 주장도
이란, 보복 수위 ‘전전긍긍’
트럼프·해리스도 확전 촉각
확전 우려에 시장 불안 고조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 요격하는 이스라엘 방공망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 선언으로 사태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이스라엘 대한 확고한 지지가 확인됐다.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 이후 미국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며 미사일 요격 지원에 나섰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공화·민주 양당 후보들도 이스라엘 편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이라는 뒷배가 든든한 이스라엘은 자국이 자랑하는 방공망을 이용해 180발에 달하는 이란 미사일 공격을 막아내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더 나아가 이스라엘은 이란에 재보복을 시사면서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목표로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과 가자지구 북부를 공격했다고 AF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저녁 이란은 이스라엘을 겨냥해 18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4월 중순 단행했던 이란의 첫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공격 이후 약 5개월여 만이자, 테헤란에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지난 7월 31일 폭사한 지 62일만 이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방공체계가 작동한 덕분에 피해는 경미했다”며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에 일부 타격이 있었으나 경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격은 격퇴됐고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분명히 말하는데 미국은 이스라엘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이란의 공격은 “실패했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피하는 이스라엘 국민들 이스라엘을 겨냥해 이란이 18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일 밤(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공습 사이렌이 울리자 시민들이 길가 한 곳에서 은신하며 공습 경보가 해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언 돔’은 70㎞ 이내에서 발사된 로켓과 미사일, 박격포 등을 요격하는 단거리·저고도 방공망이다.

예멘 후티 반군 등이 쏘는 300㎞ 이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개발한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가 책임진다.

이란·이라크 등에서 날아오는 중장거리 미사일은 ’애로(Arrow·화살)‘ 방공망이 담당한다.

여기에 대기권 밖(고도 100㎞ 이상)에서까지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애로-3‘도 운영하고 있다.


미군도 적극적으로 요격 작전을 벌였다.

펫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중해 동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군 구축함 2척에서 12발의 요격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 가운데 일부는 이란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오늘 밤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재보복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도 “후과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보복) 계획이 있으며 시간과 장소를 결정해 행동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란 핵무기 보유를 크게 우려하는 이스라엘에서 이번 기회에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나프탈리 베넷 전 이스라엘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는 이란의 핵 프로젝트를 파괴하고, 주요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고, 테러 정권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며 “문어(이란)의 촉수(대리 세력)는 심하게 다쳤다.

지금이야말로 머리를 겨냥할 때”라고 주장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스라엘의 계속된 암살에 대응하면서 이란을 따르는 세력에 뭔가 보여줘야 하는 압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재래식 무기 위주인 이란 입장에서는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과 확전은 부담스럽다.

이란의 이번 미사일 공격 감행을 두고 내부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격론이 오갔다고 NYT가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여기에 세계 최강 군사력을 지닌 미국의 존재도 이란의 강경책에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동 전역 확전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이스라엘에 대해 일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을 4만명에서 4만3000명 규모로 늘리겠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여기에는 F-22, F-15E, F-16, A-10 등 미군의 고공 전투기 및 공격 편대와 지원 인력이 포함됐다.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강습단(CSG)을 역내에 계속 주둔시키고, 와스프 상륙준비단(ARG) 및 해병원정대(MEU)의 동부 지중해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란은 아랍 국가들을 통해 이스라엘에 공격 계획을 사전에 통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아랍국가 정부 관리들에게 지난 4월 때 수준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보복’ 행동은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확전을 피하고자 제한된 수위로 공격한 셈이다.


이란 정부는 자국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없다면 추가 공격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한 전날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자기 방어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 체제가 추가 보복을 도발할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란의 조치(군사적 보복)는 종료된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한 것을 두고 미국 대선 후보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일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제 공약은 흔들림이 없다”며 “미국은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리스트로부터 미군과 미국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주저 없이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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