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탈출하라” 항공편 급파하는 서방국들…18년 만에 전면전 터졌다

이·레바논 18년 만에 전면전

지휘관 암살 성공한 이스라엘
유엔 경계선 넘어 지상군 투입
친이란 ‘저항의 축’ 붕괴 노려

美, 확전 대비 전투기 등 지원
헤즈볼라 “싸울 준비 끝났다”

결국 넘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북부사령부 소속 탱크부대가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근거지를 공격하기 위해 접경지에서 진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레바논 국경을 넘어가는 지상전을 전개하면서 사실상 반미·반이스라엘을 내걸고 있는 친이란계 ‘저항의 축’에 대한 전면전에 나섰다.

1년전 하마스의 테러이후 이스라엘군이 내놓은 3단계 대응방안에서 1~2단계인 하마스 해체와 숨은 저항세력 제거에 이어 3단계인 새 안보체제 구축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 암살 작전을 ‘새 질서(New Order)’라 표현한 것과 일치되는 전략이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레바논과의 국경(블루라인)을 넘어 제한적인 지상전을 시작했다.

가자지구 전쟁 1년만이자, 2006년 벌어졌던 제2차 레바논 전쟁이후 18년 만이다.

지휘관들이 차례로 암살됐지만 친이란계 저항의 축 중 가장 강력하고 최대 병력 6만명을 자랑하는 헤즈볼라인 안큼 어느때보다 치열한 전투가 예상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지상작전에 앞서 국경지역을 ‘군사제한 구역’으로 선포하며 대피명령을 내리며 집중포격에 나선 뒤 지상군을 투입했다.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명으로 레바논 침공을 예고한 뒤 일주일 간 공습을 통해 헤즈볼라 요충지들을 파괴하는 소위 사전 정지작업을 마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공군 전투기와 후방 포병부대를 동원해 지속적인 공습을 가하면서 국경지대의 지상군 투입을 지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군이 북부에 수천명의 지상군을 집결시켰으며, 탱크과 장갑차 최소 120대이상을 집결시킨 만큼 향후 대규모 공격을 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즈볼라 측은 1일 0시를 기해 국경지대 아다이시트, 크파르켈라 등 마을에서 이스라엘군이 나타났으며, 이스라엘군을 레바논 민병대가 공격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헤즈볼라 2인자 셰이크 나임 카셈은 “이스라엘이 지상 공격을 원한다면 저항 세력은 준비가 돼 있다”면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항해 국경지대에서 주요부대를 5km가량 뒤로 물린 뒤 방어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북부로 10여기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반격에 나섰다.

레바논은 계속된 공습으로 30일에만 95명이 사망하고, 172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즈볼라와 달리 레바논 정부는 휴전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는 국경에서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2006년에 만들어진 결의안 1701호를 이행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전력을 후방으로 후퇴시켜 휴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AP통신은 이스라엘은 압도적인 공군력을 가지고 있지만, 헤즈볼라는 레바논 안방이자 진지를 구축한 접경지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접경지 일대는 1982년 제1차 레바논 전쟁 때부터 40년이상 크고작은 분쟁이 일어난 곳으로 레바논와 이스라엘 모두 일방적인 승리 없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2006년 2차전쟁 이후 UN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 양측 군대를 국경 30km 밖으로 물리기로 했지만 양측은 결의안대로 철수하지 않고 접경지에서 공방을 이어왔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전방위 전쟁 확대에도 지지의사를 보냈다.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협의하고 전폭 지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X를 통해 “오늘 갈란트 장관과 안보 상황과 이스라엘의 작전에 대해 협의했다”며 “나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방어권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대해 (지난해) 10월 7일에 했던 것과 같은 공격을 할 수 없도록 국경을 따라 공격 인프라를 해체해야 할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스틴 장관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감행할 경우 이란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경계의 모습도 보였다.

미군은 확전에 대비해 중동지역 파병도 늘릴 방침이다.

3000여명을 추가파병해 4만3000명으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AP통신은 미군이 F-15E, F-16, F-22 전투기, A-10 공격기 등의 비행대대와 지원 인력을 확대할 것이라 보도했다.

한편, 지상전이 전개에 따라 레바논 내에서는 피난행령이 급증하고 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레바논을 떠나 시리아로 넘어간 난민 수가 1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유럽 등 각국도 레바논 내 자국민들 대피에 나섰다.

독일은 먼저 비행기를 보내 대사관과 교민 110여명을 대피시켰고, 프랑스는 해군함대를 레바논에 파견하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는 항공편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