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젠 지놈센터를 유럽 주요 도시마다 하나씩 세울 겁니다.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 '젠톡'을 시작으로 병원용 질병 예측 유전자 검사 서비스 등을 선보여 해외 시장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이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영업소를 포함해 유럽의 7개 도시에 진출했는데 장기적으로는 이를 15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 회장은 "5년 내 해외 거점 구축을 마무리하고 5년간 성숙 기간을 거쳐 10년 후에는 매출 1조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1997년 설립된 마크로젠은 1세대 바이오벤처 중에서도 해외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회사다.

마크로젠은 창립 6년 차인 2002년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 지사를 만들고 일찌감치 글로벌화를 추진했다.

유전체 검사 서비스 비용을 확 낮춰 접근성을 끌어올린 것이 비결이었다.


서 회장은 "당시 15~20달러 수준이던 유전체 서열 분석 서비스 가격을 5달러대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네이처에 광고를 냈다"며 "전 세계 160개국의 1만8000명이 마크로젠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빠르게 해외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전체는 인간이 지닌 개별 유전자 정보(DNA)의 집합체다.

유전체 분석을 통해 타고난 유전자를 살피고 어떤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큰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본인의 타고난 체질 등을 알아보기 위한 '몸BTI'(MBTI 검사+유전자 검사) 열풍이 불면서 젊은 층에서도 인기다.


마크로젠도 5만원대로 129개 항목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젠톡 서비스를 국내에 출시했다.

서 회장은 젠톡의 강점으로 27년간 쌓아온 방대한 유전자 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마크로젠은 가장 정교한 한국인 표준 유전체 지도를 완성해 한국인의 유전자 서열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며 "앞서 유전체 검사 서비스를 이용한 50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의 분석 정확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종의 '보급형' 서비스인 젠톡을 통해 유전자 검사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여 향후 더 다양하고 세부적인 항목을 포함한 '고급형'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계획 중인 총 4단계 서비스 가운데 젠톡은 가장 기초적인 수준인데, 일본에서는 최근 2단계 서비스가 출시됐다.

그는 "현재 가장 높은 수준의 고급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력은 모두 확보했다"며 "다만 시장에서 2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고급형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한 만큼 시장이 만들어질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로젠은 향후 유전체 검사에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검사를 결합해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다양한 질병 발생 원인 중 후천적 영향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유전체 검사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마크로젠은 2019년 미국 유바이옴을 인수해 해당 회사가 보유한 마이크로바이옴 특허 246건 일체와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 30만건을 확보했다.


서 회장은 "마이크로바이옴은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없고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에 따라 계속 달라진다는 점에서 매년 4번가량 지속적인 검사를 통해 모니터링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면서 "구독형 모델이 적합하다고 보고 우리 유전체 분석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마크로젠삼성전자와의 협력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서 회장은 "필연적인 만남이었다"면서 "젠톡을 '삼성 헬스'에 탑재해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운동, 수면 등 매일의 건강 관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서비스를 론칭하면 전 세계에서 6000만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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