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 년간 호황을 누리던 회계법인 실적이 정점을 지나 꺾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빅4 중 2개 회계법인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감소하고, 심지어 매출액이 소폭 줄어든 법인도 있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의 효과가 다하면서 감사보수가 다시 낮아지는 데다, 기업들이 불경기에 대비해 경영자문을 줄이면서 실적이 악화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1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4대 회계법인 가운데 2곳(삼일·삼정)이 직전 회계연도보다 낮은 당기순이익을 냈고, 한영회계법인은 당기순이익은 늘었지만 매출액이 소폭 감소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전년 6955억원보다 훨씬 많은 7459억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7.2%나 늘어난 금액이다.
삼정회계법인도 2023회계연도에 5483억원을 지출했지만, 2024회계연도에는 5684억원을 썼다.
경영자문 부문 매출액 감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경영자문 부문에서는 삼일회계법인만 전년 3901억원에서 4033억원으로 매출을 올렸고, 다른 회계법인은 모두 뒷걸음질 쳤다.
삼정회계법인은 4655억원에서 4178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한영회계법인은 5391억원에서 4985억원으로 감소했다.
안
진도 3730억원에서 3637억원으로 축소됐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딜 부문에서의 부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심상치 않다.
외부감사법 개정이 발효되고 지난 몇 년 동안 큰 성장을 거듭했지만 이제 성장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실제 각 법인의 1인당 매출액을 보면 삼일이 2억4900만원으로 작년(2억4400만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고, 삼정은 1억9700만원으로 작년(1억9900만원)보다 되레 줄었다.
한영(2억100만원→2억800만원)과 안진(1억8500만원→1억8700만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공인회계사 합격자는 크게 증가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에 따르면 올해는 작년보다 150명 많은 1250명이 합격했는데, 이 가운데 200명가량은 등록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시작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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