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가성비 제품 늘리고
뷰티 특화점으로 2030 공략
매장 철수했던 롯데 ‘롭스’
마트 내 입점해 4050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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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의 첫 패션·뷰티 특화 매장인 동대문던던점. [사진 출처 = 세븐일레븐] |
CJ올리브영이 화장품 유통 업태를 천하 통일한 가운데 한발 물러섰던 편의점과 마트가 다시 ‘뷰티’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현재 뷰티 유통 업태에선 가성비 화장품으로 크게 주목받는 다이소 이외엔 올리브영의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다이소의 가성비 전략이 먹혀드는 상황을 지켜본 편의점과 마트가 같은 전략으로 뷰티 시장 공략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10월 서울 강동구에 두 번째 패션·뷰티 특화점포를 연다.
지난달 식품 대신 패션·뷰티를 내세운 1호점을 서울 동대문구에 내놓은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같은 형식의 점포를 선보이는 것이다.
2호점엔 1호점처럼 일반 점포 대비 30% 더 많은 패션, 뷰티 상품들로 구성된 ‘패션·뷰티존’이 들어선다.
점포의 목표는 사무실 상권으로 분류되는 곳에서 직장인 수요다.
지난달 세븐일레븐 외 편의점 3사(CU·GS25·
이마트24)도 가성비 뷰티 상품을 쏟아냈다.
CU는 화장품 브랜드 엔젤루카와 손잡고 물광팩, 세럼, 보습크림 3종을 개당 3000원대에 출시했다.
GS25도 아크네스 브랜드의 올인원 로션을 9000원대에 내놨다.
이마트24는 브랜드 플루와 협업해 에센스, 각질제거제 등 3종을 7000원대에 출시했다.
편의점이 뷰티에 힘을 주는 건 팬데믹 기간 주춤했던 매출이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명징해졌기 때문이다.
CU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20.5%라는 매출 감소(전년 대비)를 경험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8.3% 상승했다.
GS25의 뷰티 매출 성장률은 3년째(2021~2023년) 두 자릿수다.
다시 뷰티에 힘을 줄 만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미용 소품을 중심으로 화장품 매출을 늘려왔다.
3월 26일자 A15면 보도
올리브영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의 화장품 수요도 편의점 뷰티 강화의 이유다.
올해 2분기 올리브영의 전국 점포 수는 1354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점포 간 비율은 5:5로 비슷하지만, 둘의 면적을 고려하면 지방에선 상대적으로 올리브영을 만나기 어렵다.
화장품 브랜드의 가두점(로드숍)들마저 크게 줄었다.
편의점은 이 빈틈을 5만5000개가 넘는 전국 점포망으로 흡수하길 기대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대세가 되면서 값비싼 럭셔리 화장품보다 인디 브랜드(신진 중소 브랜드)에 빠진 MZ가 많아진 점도 편의점의 뷰티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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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타플렉스 잠실점 ‘롭스 플러스’ [사진 출처 = 롯데마트] |
마트도 뷰티에 진심이다.
롯데마트는 점포 내 롭스 플러스를 2021년 여수점(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9월까지) 18개까지 늘렸다.
롭스 플러스의 올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신장했다.
특히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헬스·뷰티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9월 롭스플러스가 들어온 이후 1년 만에 70% 이상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롭스 플러스엔 VT, 티르티르,
마녀공장 등 유행하는 가성비 브랜드 제품을 늘렸다”면서 “4050 마트 고객을 목표로 건강기능식품을 늘리고 안티에이징 제품군을 확대한 게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이마트는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 화장품을 확대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 7월 신상품으로 4980원짜리 스킨케어 기초라인 5종을 출시했다.
젤, 크림, 토너, 로션, 에센스로 구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종합 소매점인 다이소가 화장품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면서 편의점과 마트도 이 분야에서 가능성을 다시 보고 있다”면서도 “각각 전국 점포망과 대형 점포라는 장점을 활용해 10∼20대를 겨냥한다면 중장기 시장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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