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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 이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 개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명수 매일경제 디지털담당 이사 겸 매경닷컴 대표, 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 이주옥 세계경제포럼 아태지역 사무국장, 스티브 영 콕스라운드테이블 사무총장, 한양대 학생, 조규일 진주시장, 한승수 전 국무총리, 오준 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 미국 유타대 학생, 아이만 타라비시 세계중소기업연합회 회장. 진주시 |
"세계는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변화, 경제불황 등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은 사회적 공동체와 사람 중심의 'K-기업가정신'이다.
"
30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 이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은 70여 명의 국내외 석학들과 최고경영자(CEO) 등 경제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의 해결책으로 'K-기업가정신'에 주목했다.
스티브 영 콕스라운드테이블 (CRT) 사무총장은 이날 '도덕적 감각: 개인의 이익과 공익의 조화'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진주 K-기업가정신의 뿌리는 남명 조식의 인간 중심적 가르침과 국가와 국민에 대한 헌신, 인재 양성 등이 핵심가치"라며 기업의 지향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스티브 영 사무총장은 "아리스토텔레스나 토마스 아퀴나스, 존 로크, 애덤 스미스 등 서양의 철학자나 경제학자들도 도덕적 자본주의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과 서구의 기업가정신의 공통점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가정신은 생태적, 조직적, 심리적 회복력을 가지고 있고 변화 속에서 체계가 기능을 유지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기업은 경제적 효율성과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세계 경제 공동체를 추구하고 환경 보호, 정도 경영 등의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K-기업가정신'의 핵심가치인 '인본주의'를 크게 강조했다.
데이비드 스프롯 미국 피터드러커 경영대학원 학장은 '현대 경영의 창시자'인 피터 드러커의 말을 빌려 "조직의 핵심은 사람이고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이 경영"이라고 말했다.
뤄젠시 홍콩시티대학교 교수는 "K-기업가정신은 사람과 인재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 다른 기업가정신과 확실히 차별된다"며 "서구의 기업가정신은 사회를 위한 가치창출보다 개인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한국은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글로벌 커뮤니티를 위해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윈슬로 사전트 미국 중소기업청 수석자문관은 "최근 JP모건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이 '주주가치만 최우선으로 하지 않고 사람을 보겠다'고 해 적잖은 충격을 낳았다"며 "이제는 노동 착취를 하지 않고 개인의 삶이 기업과 함께 나아지는 '인간중심'의 경영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삼성, LG, GS,
효성 등 창업주들은 기업의 이익을 넘어서는 사회적 기여와 인재 개발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며 "이는 현대 자본주의의 윤리적, 도덕적 차원과 일치한다.
기업들은 지속 성장을 위해 불평등을 줄이고 포용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데 더 많은 기여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이건수 K-기업가정신재단 명예 이사장도 자신의 경영철학을 일례로 들며 "단돈 100달러로 미국에 건너가 지금의 사업 성공을 이룬 핵심가치는 '사람'이었다"며 "앞으론 사람을 중요시하는 기업만 성공하는 시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한 'K-경영'의 새로운 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동훈 연세대 한국기업경영 융합연구원장은 "한국의 기업들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빠른 추종자로 저가에서 중가 제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했다"며 "K드라마, K팝 등 주로 K콘텐츠를 통해 한류가 진화돼 왔다.
이제는 한국의 가치와 생활 방식을 글로벌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청년 창업 지원도 이뤄진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4대 그룹 창업자를 배출한 진주는 K-기업가정신센터를 개소하고 국내외 기관·단체와 긴밀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기업가정신관, 국제 청년 창업 빌리지 조성 등을 통해 청년들이 기업가정신을 배우고 글로벌 기업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진주를 청년 창업의 중심 도시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500여 명의 기업인, 시민, 대학생 등이 자리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번 포럼은 1일까지 중소기업 전략을 논의하는 중기 세션과 세계기업가정신을 비교하는 세계 학장라운드 테이블 세션, K-기업가정신의 뿌리를 벤치마킹하는 중소벤처기업공단 세션 등으로 이어진다.
[진주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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