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2조' 고려아연 …법원 자사주 판단 촉각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공개매수 마감일이 2영업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풍 측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 가능해지면 최 회장은 10월 초 즉시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이번주 초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에도 양측은 법원에 소명자료를 추가 제출하며 마지막까지 열띤 공방을 벌였다.

자사주 매입은 현재 거론되는 여러 방안 중 최 회장에게 가장 유리한 카드로 분석된다.

사모펀드나 증권사, 그룹사 등 제3자의 도움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고려아연을 통해 동원하는 자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어서다.

법원이 영풍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가능해지면 최 회장은 MBK와 영풍 측이 한 차례 올린 공개매수가 75만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 MBK 측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고려아연의 자사주는 49만4703주로 지분율은 2.4%에 이른다.

자사주 비중을 늘릴수록 최 회장의 우호 지분이 늘어나 MBK와 영풍이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 사들여야 하는 주식 수는 많아진다.

고려아연은 기업어음 발행 등을 통해 확보한 4000억원, 순현금 8000억원, 금융권 차입 등을 더해 2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하나증권이 한국투자증권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에 참여해 최 회장에게 브리지론(대출)을 제공하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만일 최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 가격을 80만원으로 설정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최소 지분인 6%를 사들인다면 필요한 돈은 최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조윤희 기자 / 나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