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적이고 관리 비용도 저렴
동식물 외래종 막아주는 역할도
화재 확산 방지에도 효과 탁월해
도심 잔디를 관리하기 위해 방목된 양 떼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트렌디한 일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시내 북쪽 컴벌랜드 강둑에서는 최근 수백 마리의 양들이 잔디를 갉아 먹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일부 관광객들은 양 떼들을 보기 위해 일부러 관광 보트를 타고 접근해 사진 찍기에 열을 올린다.
내슈빌의 공원 관리 담당 부서는 2017년부터 잔디 정돈을 위해 양 떼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양들은 남북전쟁 당시 사용됐던 네글리 요새와 내슈빌 시립 공동묘지 등을 포함해 연간 약 150에이커(약 60만7028㎡)의 도시 부지에서 방목되고 있다.
메트로 내슈빌 파크의 짐 헤스터 조감독은 “양 떼를 이용하는 것은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한 녹지 공간 관리 방법”이라며 “휴대용 장비와 직원을 이용해 관리하는 것보다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양 떼 감시에 사람 대신 개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비용을 낮추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간단한 훈련을 통해 호루라기로 명령만 하면 보더콜리나 셰퍼드 등 목양견이 양 떼를 통제하는 동시에 외부 성가신 동물이나 사람의 침입을 막아준다.
도심에서 방목되는 양 떼에서도 털을 제거해 의류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고기는 식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양 떼는 수풀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우거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동시에 외국에서 유입된 식물이나 동물이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아 자생 식물과 동물의 서식지를 보호해주는 역할도 한다.
산불을 막는데도 양 떼는 도움을 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소방서의 야생 전문가인 마크 폰 틸로우는 “덤불을 따라 빠르게 이동하는 불길이 양 떼가 갉아먹은 지역에 다다르면 확산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다”라며 “이에 따라 소방관들이 화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여러 혜택에 미국 내슈빌 외에도 양 떼를 방목하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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