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핵심고객인데 왜 걱정하나”…미국 주류서도 K위상 달라졌다는데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韓美 기업인들과 워싱턴 등 방문
사흘간 14명의 상·하원의원 만나
네트워킹 주선 및 애로사항 전달

한국인 취업비자 법안 통과 요청
상원의원들로부터 공감대 끌어내
“한미 상호 이익 증진 가교될 것”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미국 주류 사회에서 보는 한국의 중요도가 달라졌습니다.

한미 양국의 산업 협력이 보다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부족했던 서로 간의 관계 형성을 돕고 있습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 겸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암참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 정관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여러 애로사항을 없애 데 기여하고 있다”며 “미국 역시 한국으로의 사업 확장에 관심이 많아 여러모로 돕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의 산업계가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근 김 회장은 암참 회원사를 포함한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에 도어녹 행사를 다녀왔다.

암참이 1985년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매년 1회 워싱턴·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를 돌며 고위 관리 및 정책 입안자를 만나고 있다.


기존 도어녹 행사는 미국 기업의 한국지사 경영진이 대다수를 이뤘다.

미국 기업으로서 한국에서 경영하는 데 발생하는 어려움을 미국 정·관계에 알리는 게 주목적이었다.

다만 올해는 포스코,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기업도 행사에 참가했다.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에 제조공장을 조성하면서 애로사항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 법안 통과와 관련해 긍정적인 회신을 얻어내기도 했다”며 “태미 더크워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의 경우 그 자리에서 직접 동료 의원에게 보낼 통과 독려 편지를 쓰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문을 열어주고 있다.

[이충우 기자]

한국인 전용 전문직 취업비자 법안은 전문 경력을 갖춘 한국 국적자에게 1만5000여 개의 취업 비자를 할당하는 법안이다.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 생산기지에 비자 문제로 기술 인력을 파견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의 미국 공장은 국제적인 무역장벽 강화 움직임에 따라 늘어나는 추세이며, 조지아주에만 현대자동차그룹 메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해 SK온 배터리 1·2공장, 한화큐셀 태양광 셀·모듈 공장 등이 가동되고 있다.


김 회장은 “파견 인력에 대한 비자 문제는 대기업보다 이들의 협력회사가 큰 문제”라며 “조지아주에는 현대차 공장을 따라 수많은 한국 하청기업의 공장도 들어와 있는데 잘못된 비자를 발급받아 추후에 법적인 갈등을 겪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이어 “암참은 비자 법안 통과와 함께 미국 대사관과 비자 관련 세미나를 열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고위급 인사와의 압축적인 네트워킹 형성도 도어녹 행사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이달 사흘의 방문 동안 14명의 상·하원의원을 만났다.

미국 연방상원의 최연장자이자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상원 임시의장을 역임한 찰스 그래슬리 아이오와주 상원의원과 한국계 앤디 김 뉴저지주 연방하원의원 등 거물급 인사도 포함됐다.


김 회장은 “11월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금이 현지 분위기를 알아볼 중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현지 고위 관계자들도 누가 당선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밝혔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 각각의 당선 시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한국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은 “이번에 만난 미국 관계자의 공통된 목소리가 한국은 고객인데 왜 걱정을 하느냐였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더 견고한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암참은 미국에서도 환영받는 파트너다.

미국 역시 한국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거나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암참은 30일 스펜서 콕스 유타주 주지사의 방한에도 크게 기여했으며 존 오소프 조지아주 상원의원실과의 화상회의도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은 “암참의 핵심 과업은 당연히 미국 회사의 한국 진출을 돕는 것이다”라며 “최근 들어 생긴 또 다른 핵심 과업은 한국 회사의 미국 확장을 지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미국의 주요 투자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의 암참 회원 가입도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등이 최고 등급 회원사로 등재돼 있으며 올해에도 SK텔레콤, SK하이닉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로지스틱스 등 주요 대기업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김 회장은 “한미 양국은 아직 더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며 “전문직 취업비자를 예로 들면 한국 기업은 공장을 돌리지 못할까 아우성이지만, 미국인들은 단순히 그들의 직업을 한국인이 뺏는 문제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직 취업비자가 한국 기업의 투자와 관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그들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긍정했다”며 “이처럼 대화를 통해 양국 모두의 이익을 이끌어내는 데 암참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 제임스 김 대표는...
△1962년생 △UCLA 경제학과,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 △1992년 AT&T 마케팅총괄 △2007년 야후코리아 비즈니스 총괄사장 △2009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2014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2015년 한국지엠 사장 △2017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겸 대표이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