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복수 하겠다”…이란, 헤즈볼라 수장 죽인 이스라엘과 전면전 우려

이스라엘 “중동 새질서, 역사적 전환점”
이란 “복수없이 끝나지 않을 것”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숨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에 생겨난 구덩이의 모습. [신화 =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에 이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까지 제거하면서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나스랄라를 27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친이란계 이슬람 시아파 ‘저항의 축’ 단체 수장들이 차례로 공격받자 이란의 본격적인 참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중동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에 대해 철저하게 선을 그어 왔지만 이란이 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국 유엔총회를 마치고 귀국한 후 영상 연설을 통해 “나스랄라는 이란 ‘악의 축’의 중심, 핵심 엔진이었다”면서 “이스라엘 미국 프랑스 등 국민을 대거 살인한 이에게 보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스랄라가 만일 살아있다면 헤즈볼라의 역량이 빠르게 회복됐을 것이고, 1년 전 10월7일 우리를 공격한 적들은 이스라엘이 파멸의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역사적인 전환점에 이른 지금은 위대한 날들”이라고 자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향해서도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향해 “아야톨라 정권에 말한다.

누구든 우리를 때리면, 우리는 그들을 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초부터 헤즈볼라 지휘관을 연달아 제거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과 지휘관을 몰살시켰다.

비밀회의 정보를 활용해 전투기 8기를 긴급 출격시켜 2초 간격으로 미사일 100기를 투하한 작전을 통해서다.

27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이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습으로 화염에 휩싸였다.

[사진 = 페이스북 캡처]

하메네이는 성명을 통해 “사악한 (이스라엘) 정권에 맞서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나스랄라의 피는 복수 없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북부 레바논 접경지에 장갑차와 병력을 이동시키며 향후 지상전을 예고했으며,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반군은 일제히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로켓포를 발사하며 반격에 나섰다.


미국은 확전에 우려를 표시하며 중동 병력 증강을 검토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나스랄라가 살해된 데 대해 “정의(Justice)의 조치”라 두둔했지만, 휴전 요청을 거부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동시에 보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와 이스라엘 정부 간 긴장도를 심화시키고 그간 미국이 막으려 했던 중동지역 확전을 불러일으킬까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27일 헤즈볼라 지휘부 비밀회의가 열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다히예 지역을 공습해 헤즈볼라 수장인 나스랄라를 비롯해 주요 지휘관들을 몰살시켰다.

나스랄라는 1992년부터 32년간 헤즈볼라를 이끌며 2006년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였으며, 각종 테러를 자행하는 등 친이란계 무장단체의 상징으로 거론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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