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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지역 AI 기업 딥아이(DEEP AI)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으로 열교환기 결함 검사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이 울산 현지 기업들과 손잡고 지역 상생과 기술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미래 먹거리 확장 전략을 본격화했다.
현지 기업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지역 상생 디지털전환(DT) 기술을 선보이면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4일 SK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서 울산 지역 AI 스타트업 딥아이와 함께 개발한 세계 첫 '열교환기 AI 비파괴검사(IRIS) 솔루션'을 선보이고 스마트플랜트 사업화 계획을 설명했다.
열교환기는 200도까지 오르는 고온의 석유제품을 상온의 다른 제품과 접촉하지 않고 식히거나 열에너지만 전달하는 온도 조절 장치다.
두께가 3㎜가량인 튜브 수백 개에 화학제품들이 오가며 작동하는 만큼 안전 관리를 위한 성능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장비다.
기존 열교환기는 정기 점검을 사람이 손으로 하나하나 진행했다.
작업자가 고압수를 튜브에 쏘는 초음파 검사로 문제가 없는지 직접 검사했다.
튜브당 짧게는 3분, 길게는 10분가량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 AI 기술을 접목한 비파괴검사 솔루션을 이용하면 튜브당 검사 시간을 30초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속도뿐 아니라 사람이 직접 검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오류나 오차 역시 획기적으로 줄였다.
딥아이는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열교환기 수명을 진단하고 튜브가 막히거나 새는 물리적 문제까지 순식간에 파악한다.
김기수 딥아이 대표는 "튜브와 같은 얇은 배관 수백 개로 구성된 열교환기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일은 플랜트를 유지·관리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AI 기술로 비용과 검사 시간을 각각 50%, 70% 절감했고, 정확도는 98%가 될 정도로 효율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울산CLX에 열교환기 7000여 개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현장 실증을 마무리한 뒤 울산CLX에 AI 비파괴검사 솔루션을 전면 도입할 방침이다.
이후 울산 지역 정유·석유화학단지로 확대해 수익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6년부터 울산CLX에서 추진했던 스마트플랜트에 최근 AI와 DT를 접목하며 스마트 생산 현장 구축에 나섰다.
특히 자체 개발한 설비자산 관리 시스템 '오션(OCEAN)-H'의 사업화가 핵심이다.
오션-H는 정유·석유화학 산업 현장 최적화 시스템으로, 지난 60여 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황별 맞춤형 구현이 가능하다.
서관희 SK에너지 기술·설비본부장은 "AI를 실제 현장에 활용하기 위해 자체 기술을 개발한 것이 바로 오션-H로, 외국 실정에 맞춰 개발된 해외 시스템과 달리 한국 실정에 맞는 설비 관리 시스템이란 점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 오션-H를 상업화한 뒤 현재까지 울산 지역 정유·석유화학 업체 5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울산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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