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운명 법원에 달렸다 … 자사주 취득 허용여부 곧 결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경영권 방어 수단의 핵심 중 하나인 자사주를 두고 치열한 법리 다툼이 진행 중인 가운데 법원 결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29일 "자사주 취득에 법적 제약이 없어질 경우 최 회장 측은 MBK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75만원)보다 10% 안팎 높은 80만원대에 지분을 사들이는 것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영풍과 MBK는 공개매수 기간에 고려아연 측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도록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30일 오전까지 양쪽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고, 사안의 긴급성을 감안해 이번주 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 측 의도대로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최 회장은 고려아연을 통한 자사주 매입을 제외한 다른 방식으로 대항 공개매수 등 방어에 나서야 한다.

부분 인용될 가능성도 있다.

자사주 매입 자체를 허용하더라도 MBK와 영풍 측의 공개매수 종료 직후 시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식이다.


법원이 영풍 측의 가처분을 기각할 경우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고려아연이 어느 정도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을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재계에 따르면 현재 고려아연은 기업어음 발행 등을 통해 확보한 4000억원, 순현금 8000억원, 금융권 차입 등을 더해 2조원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 쟁탈전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고히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패밀리 오피스와 관련된 세계적 석학인 라피 아밋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석좌교수는 29일 매일경제에 보낸 기고를 통해 "고려아연을 MBK가 지배하게 되면 단기적 관점에서 이사회, 경영진, 회사 규모 축소, 비용 절감을 불러오고, 3년에서 5년 이내에 최고의 금액을 제시하는 곳에 고려아연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아밋 교수는 "MBK의 유한책임사원(LP) 중에는 중국 대형 국부펀드가 포함돼 있어 MBK에 고려아연의 지배권을 매각하게 될 경우 국가 안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의 규제당국은 즉각적으로 개입해 이 거래의 영향을 평가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최희석 기자 / 조윤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