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한 것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의의 조치(measure of justice)"라며 환영의 뜻을 담은 성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나스랄라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에 별도로 사전 협의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복되는 '패싱'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만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나스랄라와 그가 이끈 테러단체 헤즈볼라는 40년간 공포 통치를 하면서 미국인 수백 명을 살해한 책임이 있다"며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그의 죽음은 미국인과 이스라엘인, 레바논 민간인 수천 명을 포함해 수많은 희생자들을 위한 정의의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성명에서는 더 이상 확전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지도 읽혔다.
그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적은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외교적 수단을 통해 현재의 갈등을 완화하는 것"이라며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휴전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별도의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를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중동의 분쟁이 더 광범위한 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에서 미사에 참석한 뒤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가 불가피하다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휴전을 해야 할 때"라고 답하기도 했다.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군이 27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디하예를 공습하고 나스랄라를 제거하는 작전과 관련해 사전 지식이 없었던 상태였다.
특히 미국이 휴전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대규모 공격이었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이 미국에 이란의 군사행동을 억제해달라는 요청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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