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간판을 바꾸고 1인 가구를 위한 체험형 가전 매장을 선보였다.
서울 중구에 있는 '던던' 동대문점 지하 1·2층에 '더
나노스퀘어'를 내놓은 것이다.
가장 큰 특징은 상품 수를 절반으로 줄여 비운 공간을 1인 가구의 삶과 가전을 보여주는 쇼룸, 상설 팝업 라운지, F&B바 등으로 채운 것이다.
가전 양판점 업태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업계 1등인 하
이마트가 파격적 실험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하
이마트는 전날부터 던던 동대문점에 체험형 매장 더
나노스퀘어를 열고 고객을 맞았다고 밝혔다.
이곳에선 '하
이마트' 간판이나 로고를 발견할 수 없다.
기존 매장과 달라지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된 전략이다.
기자가 방문한 더
나노스퀘어 지하 2층에서 눈에 띄었던 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페르소나 쇼룸'이다.
해당 공간은 전체 매장 면적(1057㎡)의 약 3분의 1(297㎡)을 차지한다.
하
이마트는 이를 위해 1800여 개의 가전이 들어갈 만한 공간에 상품 수(920여 개)를 절반으로 줄이는 모험을 감행했다.
쇼룸은 1인 가구 '맞춤형'으로 꾸몄다.
살림, 뷰티, 음악 등 5개로 나뉜다.
각 공간 구성엔 유명한 1인 방송 진행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예컨대 뷰티 쇼룸은 뷰티 유튜버인 시네와 협업해 파우더룸으로 꾸며졌다.
소비자가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각종 뷰티 기기가 비치됐다.
상품 구성도 바뀌었다.
매장 내 920여 개 상품 중 310여 개는 기존에 판매하지 않던 새 상품이다.
취급 안 하던 1인 가전을 늘린 결과다.
쇼룸 반대편엔 전자제품을 도서관 벽면의 책장 형식으로 진열한 '큐레이션 라이브러리'가 있다.
해당 공간엔 칸마다 가전이 채워져 있다.
고객은 상품 정보 확인과 결제를 QR코드를 통해 할 수 있다.
하
이마트가 체험형 가전 매장을 들고나온 건 불황을 극복할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다수의 제조사 제품을 취급하는 오프라인 혼매점은 침체기에 빠져 있다.
고가 가전 수요는 백화점에, 저가 가전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에 빼앗겨서다.
인테리어 목적으로 동일 브랜드의 가전 여러 개를 백화점에서 한 번에 구매하는 소비 성향마저 생겨났다.
가전 양판점만의 특장점이 희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
이마트는 불황을 뚫고 나가기 위해 체험형 가전 매장의 성패를 지켜보면서 상권 맞춤형 출점과 기존 매장 재단장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개에 그쳤던 신규 출점은 올해 현재 더
나노스퀘어를 포함해 5개로 늘었다.
엔터식스안양역점은 지난 6월 지하철 안양역사 내 복합쇼핑몰에 입점했다.
대학, 쇼핑가, 영화관 등이 모여 있어 젊은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키보드 전문 타건샵' '음향기기 체험존' 등을 배치했다.
한 달 뒤엔
한샘디자인파크 수원광교점 내 광교점을 열었다.
붙박이 가전과 생활·주방가전을 중심으로 상품을 전개하며 가전·가구 통합 상담 시스템을 구축했다.
광교신도시에 대규모 거주 상권이 형성됐다는 점을 반영한 출점 전략이다.
하
이마트가 더
나노스퀘어를 1인 가구용 체험 매장으로 꾸린 것도 상권 맞춤 점포 개발의 결과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을지로와 인접해 젊은 세대와 외국인 등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동대문구의 1인 가구 비율은 44.5%에 달한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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