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편중으로 중국보다 세계 공급망 교란에 더 취약”
이창용 “국내 수출 다변화를 위해 유럽 지역 공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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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제3회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리차드 볼드윈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이승환 기자> |
자동화나 인공지능(AI) 도입, 디지털 전환 등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한국도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산업 구조에 서비스 비중이 커진다면 국내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27일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 제3회 공동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으로 본 우리 경제 구조변화와 정책 대응’ 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내 제조업 비중은 2020년 기준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4%)의 두 배에 이른다.
아울러 제조업 총산출의 절반 정도가 해외에서 소비되거나 해외 생산 과정의 중간재로 쓰이는 ‘직·간접 수출품’에 해당한다고 봤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경제 내 제조업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중국과 비슷하지만, 수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측면에서 세계 공급망 교란에 중국보다 더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서비스업 발전 속도가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서비스업 수출 비중은 16% 안팎으로 글로벌 평균(25%)보다 작다.
2010년 이후 최근까지 한국의 연평균 서비스 수출 증가율(4.6%)도 글로벌 서비스업 성장률(6.0%)을 밑돈다.
한은은 미래 공급망이 중간재 서비스 중요성이 커지고,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가속하며, 지정학적 갈등과 기후 변화 대응에 크게 좌우되는 방향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국 E
SG(환경·책임·투명경영) 기준에 맞춘 위험 사전 관리와 기술 간 융합을 막는 제조·서비스업 등 업종 기반의 규제 대폭 축소 등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은 “반도체 등의 초격차 기술 선점 차원에서 국제 연구·개발(R&D) 협력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며 “배터리·전기차의 경우 수입선 다변화와 핵심 광물 비축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산업 구조에 서비스업 비중이 커진다면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리차드 볼드윈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와의 대담에서 이 총재는 “글로벌 공급망의 등장으로 인한 중국의 공급 확대가 전세계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기대됐다”며 “국내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는 데 있어선 유럽이 좋은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드윈 교수는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 부문이 커지면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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