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이것’ 믿고 장기전 준비한다는데...우리나라도 치를 떤 이 무기는

특수부대 라드완 신임 지휘관 임명
기존 지휘관 사망 직후 인사 단행

산악 ‘땅굴’ 기반으로 장기전 가능
지난 몇년 간 첨단무기도 다수 확보

이스라엘의 안보 싱크탱크 ‘알마’는 지난 2021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하 터널을 지하 인프라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북한 업체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가 이란에서 공수한 건설 자재를 통해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 지하 터널(왼쪽)의 구조와 시공 방식이 북한 땅굴(오른쪽)과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2006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 전쟁 이후 북한·이란과 헤즈볼라의 땅굴 관련 프로젝트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사진 = 알마 보고서 ‘땅굴의 땅 헤즈볼라: 북한과 이란의 개입’ 발췌]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지상전까지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헤즈볼라도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면전에 돌입하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게 ‘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된다.

일각에서는 2006년 전쟁 때처럼 이스라엘이 ‘전략적 패배’를 당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헤즈볼라가 유연한 지휘 체계와 광범위한 지하 터널(땅굴) 네트워크, 수년 간 비축한 엄청난 양의 무기 등을 활용해 이스라엘의 공습을 버텨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최근 특수부대 ‘라드완’의 지휘관을 새로 임명했다.

기존 지휘관이었던 이브라힘 아킬은 지난 20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는데, 일주일도 안되어 바로 지휘 체계를 복구했다는 의미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에서처럼 이스라엘은 적의 지휘망을 붕괴시켜 조직을 와해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군사력이 하마스와 비교가 되지 않는 데다, 지휘 체계 복구 능력도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전방의 헤즈볼라 무장대원들은 지휘 시스템이 망가졌을 경우 인근 몇 개 마을로 구성된 소규모 독립 ‘클러스터’에서 자체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도록 훈련을 받는다.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고전하게 한 전술이다.


헤즈볼라의 미사일 발사대 등 군사 시설을 모두 무력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된다.

이스라엘은 지난 23일부터 전개한 ‘북쪽의 화살’ 작전으로 헤즈볼라의 수천개의 발사대를 파괴했다고 발표했지만 레바논 남부 전역에 포진한 발사대는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즈볼라가 지하 터널에 미사일·로켓 발사대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땅굴은 수백킬로미터에 달하며 트럭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크다.

특히 헤즈볼라는 민간 주택 건물 아래에 발사대를 두는 경우도 있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정밀 타격이 어렵다.


무기 역시 대부분 땅굴에 보관되어 있다.

미국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15만기의 로켓을 보유하고 있다.

탄도미사일과 같은 핵심 전략 무기는 지하 깊은 곳에 보관된다.

로이터는 최근 헤즈볼라가 이란 등으로부터 빠르게 로켓·미사일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터널을 파괴하기도 어렵다.

가자지구의 땅굴은 사막 평지 아래 만들어졌지만 레바논의 터널은 산악지대에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2006년에도 헤즈볼라는 지형을 활용한 게릴라전으로 이스라엘에 큰 피해를 입혔다.


헤즈볼라는 첨단 무기도 보유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난 24일 텔아비브 외곽의 모사드 본부에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방공망 ‘다비즈 슬링’을 통해 발사체를 요격했다고 전했다.

다비즈 슬링은 이스라엘 다층 방공망 구조에서 ‘아이언 돔’을 감싸고 있는 방공망이다.

아이언 돔이 저고도의 로켓을 파괴한다면, 다비즈 슬링은 고고도의 미사일을 요격한다.


BBC방송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란의 차세대 정밀 미사일인 ‘알마스-3’ 대전차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란의 최신 전기 드론 ‘샤헤드-101’도 운용하고 있다.

비행 소음이 거의 없어 요격이 어렵고, 낮은 고도로 날아 레이더 감지망도 피할 수 있는 모델이다.


삐삐(무선호출기) 폭발로 헤즈볼라 무장대원 수천명이 전투불능 상태가 됐지만, 여전히 병력은 수만명에 달한다.

미국은 헤즈볼라 무장대원을 4만~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자신들의 병력 규모가 10만명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2006년과 달리 이스라엘의 정보 역량이 월등하기 때문에 전쟁을 빠르게 종식시킬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무선 네트워크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로이터는 현재 헤즈볼라는 불가피하게 유선 통신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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