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전쟁 ◆
모건스탠리의 비관적 보고서로 촉발된 '반도체 겨울' 논쟁이 무색하게 됐다.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경쟁이 불붙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이어지면서다.
실제로
SK하이닉스가 최신 인공지능(AI) 칩에 들어갈 5세대 HBM인 'HBM3E 12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HBM3E 12단을 가장 먼저 개발한
삼성전자도 연내 양산을 준비 중이다.
AI 반도체의 '큰손' 고객인 미국 엔비디아는 올해 4분기에 차세대 AI 전용칩 '블랙웰'의 대량 생산에 돌입한다.
여기에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이날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와 내년에 생산될 HBM 제품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겨울이 아니라 오히려 훈풍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현존 최대 HBM 용량인 36GB(기가바이트)를 구현하는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했는데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HBM3E 12단 시제품보다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먼저 통과했다.
현재 AI 반도체 주류는 4세대 HBM3와 5세대 HBM3E 8단 제품이다.
하지만 앞으로 최신 AI 칩에는 HBM3E 12단 제품이 주력으로 채택된다는 얘기다.
전 세계 AI 가속기 시장을 독점하는 엔비디아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AI 전용칩 '블랙웰 울트라'에 8개의 HBM3E 12단 스택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데이터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한 메모리 반도체다.
HBM3E 12단은 기존 8단 제품과 동일한 두께로 3GB D램 12개까지 적층했기 때문에 용량을 50%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도 고부가가치 HBM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며 HBM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HBM은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성능과 물량에 맞춘 주문형 제품인 만큼 공급과잉 문제가 적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은 AI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과 HBM 판매 확대에 힘입어 어닝서프라이즈를 보였다.
마이크론은 올해 8월 말 종료된 2024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93% 늘어난 7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강계만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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