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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안보 싱크탱크 '알마'가 헤즈볼라 지하 터널의 구조와 시공 방식이 북한 땅굴(오른쪽)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알마 보고서 캡처 |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지상전까지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헤즈볼라가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면전에 돌입하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된다.
일각에서는 2006년 전쟁 때처럼 이스라엘이 '전략적 패배'를 당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헤즈볼라가 유연한 지휘 체계와 지하 터널 네트워크, 수년간 비축한 엄청난 양의 무기 등을 활용해 이스라엘의 공습을 버텨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최근 특수부대 '라드완' 지휘관을 새로 임명했다.
기존 지휘관이었던 이브라힘 아킬은 지난 20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는데, 일주일도 안돼 바로 지휘 체계를 복구했다는 의미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에서처럼 이스라엘은 적의 지휘망을 붕괴시켜 조직을 와해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군사력이 하마스와 비교가 되지 않는 데다 지휘 체계 복구 능력도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전방의 헤즈볼라 무장
대원들은 지휘 시스템이 망가졌을 경우 인근 몇 개 마을로 구성된 소규모 독립 '클러스터'에서 자체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도록 훈련을 받는다.
헤즈볼라의 미사일 발사대 등 군사 시설을 모두 무력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언급된다.
로이터는 최근 헤즈볼라가 이란 등에서 빠르게 로켓·미사일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땅굴은 수백 ㎞에 달하며 트럭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크다.
무기 역시 대부분 땅굴에 보관돼 있다.
탄도미사일과 같은 핵심 전략 무기는 지하 깊은 곳에 보관된다.
터널을 파괴하는 것도 어렵다.
가자지구의 땅굴은 사막 평지 아래에 만들어졌지만 레바논의 터널은 산악지대에 조성돼 있다.
2006년에도 헤즈볼라는 지형을 활용한 게릴라전으로 이스라엘에 큰 피해를 입혔다.
한편 이스라엘군(IDF)은 26일 레바논 접경지대에서의 군사작전을 담당하는 북부사령부 산하 7기갑여단이 레바논 내에서 기동하는 경우를 가정한 모의 훈련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IDF에 따르면 지상군 훈련소가 이끄는 이번 훈련은 레바논 내부와 유사한 환경인 산악지대에서 진행됐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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