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린이·청소년 10명 중 7명 근시
“조기 교육이 눈 근육에 부담 많이 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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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검사하는 예비 초등학생. 연합뉴스 |
높은 교육열 탓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어린이 근시 비율이 미국이나 영국보다 5배 가량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중국 중산대 연구팀은 영국 안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실은 연구논문에서 “전 세계 5세 이상 19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 비율은 36%로 지난 1990년에 비해 무려 3배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 세계 6대륙 50개국의 어린이와 10대 청소년 500만여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받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본 어린이와 청소년의 85%와 한국 어린이·청소년의 73%가 근시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중국과 러시아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 비율도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국과 아일랜드, 미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율은 15%에 그쳤다.
파라과이와 우간다의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조기 교육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 비율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유전적인 요소 외에 동아시아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근시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곳에서는 2살부터 아이 교육을 시작하는데, 이는 아이들의 눈 근육에 부담을 줘 근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6~8세 사이에 교육을 시작하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아시아보다 7배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도 어린이 근시 비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채택한 봉쇄정책으로 어린이들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스크린을 보는 시간도 함께 늘어난 것이 시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50년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의 근시율이 50% 가량으로 늘어날 수 있어 근시가 전 세계적인 건강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69%에 달하고, 개발도상국 어린이의 근시 비율도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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