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장기적 성과 개선과 인재 유치, 직원 동기 부여 등을 위해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직접 규제보다 시장과 기업의 자율적 규제를 지향하는 미국이나 독일, 일본 등 해외 사례가 주요 예시로 꼽힌다.
양희동 이화여대 교수(차기 한국경영학회장)는 한국경영학회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국 기업의 RSU 활용 쟁점과 대안: 한·미·일·독 간 비교 연구' 세미나에서 "RSU를 도입한 기업들은 매출, 영업이익, 시가총액 등에서 더 나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교수에 따르면 미국 상장 기업 901개 중 RSU를 도입한 847곳의 2017년과 지난해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RSU를 도입한 기업들의 성과가 더 뛰어났다.
미도입 기업은 매출이 6년간 평균 37.2% 늘어난 반면 해당 기간 RSU 제도를 지속 실시한 기업과 최근 도입한 기업은 매출 성장률이 각각 44.6%, 53.5%에 달했다.
영업이익 성장률도 미도입 기업은 39.5%에 그친 반면 지속 실시 기업은 44.7%, 최근 도입 기업은 46.1%였다.
RSU는 근속연수나 성과 등 특정 조건 충족 시 임직원에게 주식을 무상으로 부여하는 주식 기반 보상 제도 중 하나다.
스톡옵션이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게 만드는 등 부작용을 보이자 대체 수단으로 부상했다.
미국을 선두로 독일, 일본 등 주요국에서 인재 유치와 직원 동기 부여,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등을 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양 교수는 "RSU를 통해 임직원이 회사 주가 상승에 대한 동기 부여를 얻고, 이는 회사 성과로 연결된다"며 "임원 보수 공시 강화 등 간접적인 규제와 과세 시기 이연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해 RSU 도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이영달 뉴욕시립대 교수(한국경영학회 부회장)도 "RSU가 최근 지분 기반 보상 유형 중 가장 대표적인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혁신 경쟁을 위해선 인재의 조직 몰입과 이에 따른 기업 성과 개선을 이끌 수 있는 RSU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스타트업들에는 스톡옵션보다 RSU가 더 예측 가능한 보상 프로그램인 만큼 스타트업 인수·합병(M&A)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기업의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 참석자들은 기우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권세원 이화여대 교수는 "경영 상속 등 다양한 이슈로 오너들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파는 경우도 있는데, RSU는 그런 것들을 막아 갑작스러운 주가 하락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처럼 회사의 보상위원회 등을 통한 정보 공개 시스템을 도입하면 주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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