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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호영 기자 |
고려아연 기술직 임원들이 MBK파트너스·영풍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부회장)는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장악하면 핵심 기술 임원 전원은 함께 갈 수 없을 것"이라며 사임을 시사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김승현 기술연구소장, 설재욱 생산1본부장 등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 20여 명이 이 CTO와 함께했다.
이 CTO는 1985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입사해 온산제련소장과 대표이사 사장, 부회장을 역임했다.
오랜 기간 현장을 지휘하면서 아연 등 유가금속 회수율을 끌어올리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고, 그 결과로
고려아연의 매출액을 2000년 약 1조원에서 2023년 10조원 규모로 10배가량 키우는 데 일조했다.
이 CTO는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을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만든 임직원의 노고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이라며 "
고려아연의 오늘날은 수십 년간 밤낮없이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한 엔지니어, 연구원, 현장 근로자들의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기술과 미래, 나라의 미래는 안중에 없기에 이런 약탈적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원진은 영풍과
고려아연의 기술력과 경영진이 큰 간극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CTO는 "
고려아연은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영풍도
고려아연과 원료를 같이 구매하고 영업도 공동 판매했지만 경영자와 기술 차이로 양사의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CTO는 최 회장에 대한 지지도 당부했다.
그는 "최 회장은 미국 변호사이기도 하지만, 한국에 돌아온 뒤 온산제련소에서 1년간 현장 실습을 받은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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