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통신망까지 장악? 폭격 전 “대피하라” 메시지

이스라엘 차단했지만 외국 회선으로 우회
통신망 쥐락펴락…정보부 장관실에도 전화
뉴욕타임스 “이스라엘이 통신시스템 해킹”

이스라엘군의 융단 폭격이 이어지자 23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가지에 지역에서 피란하는 현지 주민들의 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레바논 통신망을 쥐락펴락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스라엘군이 23일(현지시간) 대규모 공습을 하기 전 레바논 시민들에게 대피하라는 내용이 담긴 전화와 문자를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AFP통신은 레바논 국영 통신사 NNA를 인용해 베이루트와 여러 지역 시민들이 이스라엘 적에게서 유선 전화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메시지는 그들이 있는 곳에서 빨리 대피하라는 것이었다.

지아드 마카리 레바논 정보부 장관의 사무실도 이 전화를 받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텔레비전 성명에서 비슷한 경고를 발표하고 “레바논의 모든 네트워크와 플랫폼에서 아랍어로 (이 경고가) 배포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부 레바논 주민들의 휴대전화에 아랍어 문자 메시지도 전송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대피 전화는 레바논 전역에서 6만통이나 걸려 왔다.

걸린 전화를 받으면 녹음된 메시지가 나왔다.


레바논 통신사인 오게로의 이마드 크레이디에흐 대표는 “레바논의 유선 전화 네트워크 시스템은 이스라엘과의 모든 통신을 차단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자국에 우호적인 나라의 국제 전화 코드를 사용해 통신 시스템을 우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 전쟁 전문가인 엘리야 마그니어는 알자지라에 “이스라엘 정보기관(모사드)이 레바논 통신 시스템에 설치한 스파이웨어가 발견된 적 있다”며 “특정 지역에서 평소보다 많은 숫자의 휴대전화 통신이 감지되면 헤즈볼라 회의가 있다고 추정하는 식으로 통신 정보전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통신 시스템을 해킹했다고 이스라엘 정보관 2명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작전은 기술적 우위를 과시하고 레바논 주민들의 공포심을 조성하기 위한 심리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갈등이 격화됐던 지난 2018년에도 레바논 주민들에게 폭발이 임박했다는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이스라엘 통신망 역시 누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주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주민의 휴대전화로 악의적 내용이 담긴 위협적 문자를 수백만 건 보냈다고 NY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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