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태운 항공기, 착륙 15m전 아찔한 급상승…비행기 안에서 무슨 일이

드론 막는 GPS 교란 늘어
항공업계에 새로운 위험

지난 2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1980~1988년 전쟁 발발 기념 연례 군사 퍼레이드에서 이란의 신형 샤헤드 136-B 드론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근 전쟁의 트렌드가 된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 전 세계 항공업계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하마스·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가성비’ 높은 드론을 활용해 적진을 공략하고 있다.

문제는 드론을 막기 위해 상대 네트워크에 보내는 ‘가짜(faked)’ 신호가 민간 여객기의 위치정보 시스템(GPS)에도 영향을 미쳐 비행경로에 오류가 발생하는 등 GPS 교란(spoofing·스푸핑)이 수시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GPS 교란의 영향을 받는 항공편이 지난 2월 하루 수십 편이었으나, 8월에는 1100편이 넘을 정도로 급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SkAI 데이터 서비스(SkAI Data Services)와 취리히 응용과학대학 분석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PS 교란이 약 1년 전부터 민간 여객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특히 최근 6개월간 가짜 GPS 신호가 급증한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가짜 신호로 인해 GPS에 비행경로가 잘못 지정되는가 하면 시계가 이전 시간으로 재설정되고, 잘못된 경고가 발령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GPS 교란으로 민간 항공기가 허가 없이 이란 영공으로 진입할 뻔한 일이 발생했다.

올해 7월에는 사이프러스에서 출발한 에어버스 A320의 조종석 전자 지도가 갑자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안내하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같은 달 착륙을 시도하던 보잉 787기종은 GPS 신호가 꺼지면서 지상에서 불과 50피트(약 15m) 상공에서 다시 이륙하는 등 아찔한 순간을 모면하며 두 번의 착륙을 포기했다.


GPS 교란은 대부분 전쟁 지역에서 상대 드론과 미사일을 막기 위해 가짜 신호를 보내는 데 기인한다.

WSJ은 “여객기가 GPS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조종석 시스템에 잘못된 정보가 유입되면 비행 중 몇 분 또는 비행 전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켄 알렉산더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위성항법 수석 과학자는 WSJ에 “우리가 직면한 이런 문제로 조종사의 업무가 늘어나고 여기에 비상사태까지 겹친다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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