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남부에 광범위한 폭격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부인안해
바이든 “확전 차단에 총력”
中, 이스라엘 체류 자국민에
“가능한 한 빨리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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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집킨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발생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란 간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IDF) 수석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 지상군이 국경을 넘어 레바논을 급습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스라엘 북부의 안보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헤즈볼라와 관련된 목표물들에 대한 ‘광범위한 정밀 폭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공격을 가하려는 정황이 포착돼 이날 오전 6시30분께 폭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DF는 레바논 전역에 광범위하게 뿌리박혀 있는 테러 (시설 등의) 목표물들을 (더욱) 광범위하고 정밀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헤즈볼라가 무기 보관 등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물이나 지역과 이웃한 레바논 마을의 민간인들에게는 스스로 안전을 위해 즉각 화를 피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도 이날 새벽 네 차례에 걸쳐 150발의 순항미사일, 로켓, 드론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 일대를 공격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세력인 이라크이슬람저항군(IRI) 역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의 관측 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은 지난 17일과 18일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동시다발 폭발 사건 이후 크게 격화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동 긴장 고조 상황과 관련해 “전쟁이 더 크게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 보좌관은 이날 ABC방송에 “우리는 군사적 충돌이나 전쟁 확대가 이스라엘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측에도 직접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CNN에 “분쟁이 훨씬 더 강력하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레바논을 또 다른 가자지구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은 전 세계의 파괴적인 비극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결정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데이비드 데 로셰 미국 국방대학교 교수는 알자지라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갈등이) 전면전으로 향할 확률은 40%쯤 된다고 본다”며 “(전면전 시) 특정 목표를 설정한 단기 침투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데 로셰 교수는 “(이스라엘이) 특정 군사시설을 타깃으로 공중, 해상침투는 물론 지상 침투까지 실행할 수 있다”며 “(헤즈볼라의) 지하 군사지휘소나 미사일 연구소 등 중요 시설만 타격한 뒤 철수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주이스라엘 중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에서 “현재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상황이 잦은 군사적 충돌로 극도로 긴장돼 있다”며 “이스라엘 내 안보 상황이 엄중하고 복잡하며 예측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들에게도 철수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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