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겠다 전기차”…日, 엔진 장착한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돌파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 속에
엔진 장착했지만 전기차모드로
운행가능한 PHEV에 관심집중

도요타, 차세대 기술 개발 박차
닛산도 자체개발, 혼다는 제휴

세계적으로 전기차(EV)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대안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가 주목받고 있다.

PHEV는 전기차의 모터와 휘발유차의 엔진을 모든 갖춘 차량이다.

전기차 형태로만 통상 30~60km를 주행할 수 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도요타에 이어 닛산이 독자기술 개발을 선언했다.

닛산 콘셉트카 [도쿄 이승훈 특파원]

日 닛산, PHEV 자체 개발 선언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빅3’ 자동차업체 중 하나인 닛산이 PHEV를 자체 개발한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닛산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리아‘와 경차 ‘사쿠라‘ 등 EV 차량 판매에 주력해왔다.

PHEV의 경우 중국 합작회사가 판매했고 단독으로는 취급하지 않았다.

2026년 미국에 판매할 예정인 PHEV의 경우 미쓰비시자동차 기술을 활용한다.

닛케이는 “하이브리드차(HEV)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닛산만의 PHEV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2020년대 후반에 닛산 독자 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PHEV는 전기차와 휘발유차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별도 충전시설이 필요한 전기차와 달리 가정집의 콘센트를 이용한 충전도 가능하다.

현재 전기차 모드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평균 30~60km 수준이라 이를 감안하면 매일 충전시 출퇴근은 전기차를 타는 것도 똑같게 된다.

이 때문에 EV에 비해 친환경적인 측면은 떨어지지만 EV 전환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PHEV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닛산과 달리 혼다는 EV 개발에 주력하면서 PHEV는 미쓰비시자동차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차량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닛케이는 “지난 8월 혼다와 미쓰비시가 전기차 개발을 포함한 포괄적인 협력을 맺었다”며 “PHEV는 외주를 주고 대신 혼다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내에 출시된 5세대 도요타 프리우스 PHEV [연합뉴스]

전기차 시대 과도기 역할로 주목

전기차 왕국인 중국도 PHEV 판매가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관(IE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PHEV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80% 증가한 270만대를 기록했다.

전기차가 같은 기간 23% 늘어난 540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PHEV 기술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앞서 있다는 평가다.

BYD가 지난 5월 출시한 신형 PHEV의 경우 고효율 엔진을 탑재해 EV와 엔진 주행을 결합한 총주행거리가 2100km에 달한다.

일본 ‘빅3’ 업체 중에서는 도요타가 독자적인 PHEV 기술을 바탕으로 20여종의 차량을 이미 선보였다.

가장 앞선 기술을 장착한 5세대 프리우스 PHEV의 경우 전기차로만 최대 105km 주행이 가능하다.

도요타는 기술 개발을 통해 EV 모드 주행 거리를 현재의 2배인 200km 이상으로 늘린다는 각오다.

닛케이는 “EV 모드로 일본에서는 140km, 미국은 200km를 달릴 수 있으면 전기차를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며 “도요타가 신형 엔진 개발을 통해 PHEV 주행거리 늘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 탑재를 늘려야 한다.

이 경우 차량 무게도 무거워지고 내부 공간도 부족할 수 있다.

무엇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이를 줄이기 위해 도요타는 엔진 무게와 출력을 줄인 신형 엔진 개발에 나섰다.

신형 엔진은 배기량 1.5리터와 2.0리터의 2개 기종으로 개발된다.

1.5리터 엔진의 경우 출력은 기존과 같으면서 연비 효율을 높여 부피와 크기를 모두 10%씩 줄이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터보 기능을 넣을 경우 기존의 2.5리터 엔진과 동일한 출력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사토 코지 도요타 사장은 “PHEV는 EV의 속성 속에 포함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종래 하이브리드차의 진화가 아니라 EV의 진화로 PHEV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BYD의 PHEV인 BYD SEAL U DM-i [BYD]